다시 늘어난 2030 아파트 매입, 서울·경기 비중 35% 돌파

3월 청년층 전국 아파트 매입 비중 31%
마포 46.7%, 수원 44.1%에 달해

20~39세 청년층의 아파트 매입이 다시 늘고 있다. 작년 1월부터 30%대가 무너졌던 청년층의 아파트 매입 비중이 올해 2월과 3월 두 달 연속으로 30%대를 회복한 것이다. 특히 서울과 경기의 경우 청년층의 매입 비중이 35%를 넘어서면서 확연한 증가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월 청년층의 아파트 매입 비중이 크게 증가한 서울 마포구 일대 전경.

지난 3월 청년층의 아파트 매입 비중이 크게 증가한 서울 마포구 일대 전경.

원본보기 아이콘

11일 한국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3월 전국 아파트의 매매 거래는 총 3만8926건으로 이 가운데 청년층 매입 비중이 31%(1만2226건)를 차지했다. 2월(31%) 이후 두 달 연속 30%대 진입이다.


청년층의 아파트 매입은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 지역에서 활발하게 이뤄졌다. 서울은 지난해 6월 24.8%까지 떨어졌었지만, 올해 1월 30%대를 회복한 뒤 2월 34.7%, 3월 35.9%를 기록하며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경기도는 지난해 7월 30.2%까지 내려갔던 청년층 매수 비중이 올 2월과 3월 36.4%까지 상승했다.

특히 청년층의 아파트 매입 비중은 ‘직주근접’이 우수한 지역에서 높게 나타났다. 지난 3월 서울 마포구 아파트의 청년층 매입 비중은 46.7%였고, 같은 기간 수원에선 44.1%를 기록했다. 서울에선 집값이 저렴한 노원, 강서 등에서도 청년층 매입 비중이 각각 43%, 50%를 차지했다.


청년층의 아파트 매입 증가는 특례보금자리론 출시와 생애 최초 주택구입자에 대한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완화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특례보금자리론은 올해 1월 말부터 소득과 상관없이 9억원 이하 주택에 대해 최대 5억원까지 연 4%대의 고정금리로 대출해주는 상품이다. 또 생애 최초 주택구입자에 대해서는 규제지역과 무관하게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80%까지 허용됐다.


한국주택금융공사(HF)에 따르면 청년층의 아파트 매입 비중이 늘어난 2월과 3월 두 달 동안 특례보금자리론 신청 건수는 총 11만3000건, 금액으로는 25조6000억원에 달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다시 급등하고 있는 청년층의 아파트 매입 증가가 부채 상환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자산 대비 부채가 많고 소득 불확실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저금리 시대에 부동산, 주식 등이 인기를 끌면서 ‘빚투’(빚내서 투자)·‘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이 청년층 사이에서 유행했고, 그 결과 이들의 대출은 3년 새 30% 가까이 불어난 상황이다"며 "특히 금리 인상이 시작된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청년층의 연체율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인데, 다시 영끌을 통해 부동산을 취득하는 청년층이 늘고 있어 사태를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차완용 기자 yongcha@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