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노·선비·거란족 살던 박복한 땅…中최고 부자도시된 비결

고급모직 '캐시미어' 덕분에 초고속 성장
세라믹·천연가스·석탄 등 지하자원도 풍부
베이징·상하이 뛰어넘고 최고부촌 거듭나

중국 네이멍구 초원지대에 있는 도시 어얼둬쓰가 '중국의 두바이'로 변모했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에서도 수도 베이징, 경제 중심지 상하이 등을 모두 추월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신문망 등 현지 매체는 30일(현지시간) 어월더쓰의 2022년 1인당 GDP가 25만6908위안(약 4900만원)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평균 1인당 GDP(8만5698위안·약 1600만원)의 약 세 배에 달하는 것은 물론, 수도 베이징(19만 위안)이나 중국의 경제와 상업 중심지인 상하이(18만400위안)까지 앞질렀다.

네이멍구는 중국 대륙 북부의 자치구다. 몽골과 국경을 맞대고 있으며 총 면적은 118만㎢에 이른다. 강가와 산맥, 평야가 어우러진 지역으로 과거부터 흉노, 선비, 거란, 여진, 몽골족 등 다양한 유목민족이 영향력을 떨쳐 왔다. 이런 광활한 땅에 약 2500만명이 거주해, 인구 밀도는 매우 희박하다.


고산지대에 서식하는 산양, 염소 등으로부터 얻는 털이 '섬유의 보석'이라 불리는 고급 의류 원료인 '캐시미어'가 된다.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관계 없음.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고산지대에 서식하는 산양, 염소 등으로부터 얻는 털이 '섬유의 보석'이라 불리는 고급 의류 원료인 '캐시미어'가 된다.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관계 없음.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

이런 가운데 네이멍구 최대 도시 중 하나인 어얼둬쓰는 상주인구 220만명으로, 베이징 인구의 10분의 1에 불과하다. 중국 기준으로는 그리 큰 도시가 아니다. 그럼에도 풍부한 지하자원과 농업 생산물, 특히 고급 모직인 '캐시미어' 덕분에 높은 경제 성장률을 누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매체에 따르면 이 지역 유목민이 양을 방목해 생산하는 캐시미어는 연간 3300톤(t)에 달한다. 이는 중국 전체 생산량의 절반이며 세계 생산량의 5분의 2에 해당한다.

명품 옷, 비단, 양탄자 등의 소재로 쓰이는 캐시미어는 대개 고산지대에 서식하는 산양에게서만 채취할 수 있다는 한계 때문에 공급량이 한정돼 있고, '섬유의 보석'이라 불릴 만큼 고가로 거래된다.


생산국도 아프가니스탄, 중국, 몽골, 인도 카슈미르 지방 등 손에 꼽을 정도다. 최근에는 캐시미어 주요 생산국이었던 아프가니스탄에 탈레반 정부가 들어서면서 공급망이 흔들렸고, 중국-인도의 국경 분쟁으로 인해 카슈미르 지방 양모 생산도 차질을 빚어 더욱 가격이 치솟았다. 1kg 당 평균 가격은 2020년 120달러(약 15만6000원)에서 지난해 220달러(약 28만7000원)로 급등했다.


중국 네이멍구 지하 자원 채굴지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중국 네이멍구 지하 자원 채굴지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

이 뿐만이 아니라 네이멍구엔 도자기·화장품·세라믹 원료로 쓰이는 '고령토' 매장량만 65억t이며, 중국에서 나는 고령토 중 가장 품질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런가 하면 네이멍구는 에너지 자원 매장량도 풍부하다. 석탄·천연가스 매장량은 각각 중국 전체의 17%와 33%를 차지하고 있다.


풍부한 재원 덕분에 네이멍구 지방 정부는 다른 중국 지방보다 훨씬 관대한 복지 정책을 펼치고 있다. 일례로 2010년부터 '12년 무료 교육제'를 도입했다. 중국의 의무교육 기간은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합친 총 9년인 것에 반해 이 지역은 고등학교까지 학비 없이 교육을 받을 수 있다.


이를 두고 매체는 "사막, 초원으로 뒤덮인 황무지였던 어얼둬쓰가 동부 연안 및 남방 경제 거점 도시도 부러워하는 '중국의 두바이'로 변했다"라고 평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