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도형 등 가상화폐 범죄, 美SEC 수사에 덜미"

SEC, 트론·코인베이스 등 수사 이어와
가상화폐 ‘증권성’ 인정해 처벌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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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루나 사태의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와 대규모 거래소, 할리우드 유명 연예인 등이 연루된 가상화폐 범죄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저인망' 수사로 속속 드러나고 있다.


24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은 권 대표가 최근 체포된 것을 계기로 SEC가 진행해온 가상화폐 범죄 조사 사례에 관해 보도했다. SEC는 전날 가상화폐 ‘트론’ 창시자 저스틴 선과 트론 재단 등을 증권거래법법 위반 혐의 등으로 뉴욕연방지법에 제소했다. 선은 유명 연예인 8명에게 뒷돈을 주고 트론을 홍보하도록 한 것으로 드러났다. 여기엔 영화 '퀸카로 살아남는 법' 주연 린지 로언과 래퍼 솔자보이, 인플루언서 제이크 폴 등이 포함됐다. 로언 등 6명은 즉각 SEC에 부당이득 반환과 벌금 등으로 모두 40만달러를 납부하기로 했다.

SEC는 또 지난달 권 대표와 테라폼랩스를 최소 400억 달러(약 52조원) 규모 사기 혐의로 법원에 제소했다. 한국 검찰과 미 법무부, 싱가포르 경찰 등 관련 수사를 해온 여러 국가 기관 중 최초로 사법처리에 나선 것이다.


작년부터는 미국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의 위법행위에 대해 살펴보고 있다. 이들은 투자자들에게 미등록 증권을 거래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투자자가 보유한 가상화폐를 블록체인 운영에 활용하고 그 대가를 투자자에게 주는 '스테이킹 서비스' 위법행위 여부도 조사 중이다.


SEC는 테라폼랩스와 코인베이스 등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가상화폐를 '증권'(security)으로 판단했다. 금융당국의 관리 대상에서 벗어나 있는 가상화폐와 달리 증권은 기존 법률에 따라 규제와 처벌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블룸버그는 "최근 SEC 결정의 중심에는 여러 암호화폐 자산을 기관에 등록하고 규제를 적용해야 할 증권으로 취급하겠다는 결정이 자리 잡고 있다"며 "SEC가 권한을 시험하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권현지 기자 hj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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