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커피믹스 마실 때 이름 적어"…웃픈 이 시대 '거지배틀'

직장인들의 눈물 나는 '거지배틀'
인플레 속 기업 허리띠 졸라매기
"美트위터에선 화장지 들고 다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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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믹스 마실 때 이름 써야 한다."

"프로그램 살 돈도 없다."


경기 둔화가 예상되자 기업들이 비용 감축에 나선 가운데, 일부 직장인들이 일명 '거지 배틀'을 벌여 관심이 쏠린다. 탕비실 물품, 사내 비품 등의 사용까지 제한됐다는 '웃픈' 하소연이다.

커피믹스를 이용할 때 사원 이름을 적어내야 한다는 한 직장인의 하소연이 누리꾼의 관심을 받고 있다.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관련 없음.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커피믹스를 이용할 때 사원 이름을 적어내야 한다는 한 직장인의 하소연이 누리꾼의 관심을 받고 있다.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관련 없음.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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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 회사원 위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직장인 거지 배틀하자'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게시글을 올린 누리꾼은 "우리는 맥심(믹스커피) 타마실 때마다 이름을 적어야 한다"라고 밝혔다.


글을 본 다른 직장인들은 저마다 자신의 짠내나는 직장 내 '절약 사례'를 공개하기 시작했다.


"수정 테이프를 다 쓰면 쓴 거 보여주고 리필 받는다"

"책상이 3개인데 사원은 4명이라, 중간 칸막이를 다 떼고 의자만 추가해 사용한다"

"종이컵에 이름 쓰고 종일 그것만 쓴다"

사무실 내 수도, 정수기 이용료로 직원 당 한 달에 1만원을 회수한다는 주장이 나오는가 하면, "윈도우, 포토샵 등 필수 프로그램을 불법 복제물로 깔았다", "필수 오피스 프로그램 사용 기간이 만료됐는데 그 상태로 계속 쓰고 있다"는 하소연이 이어지기도 했다.


인플레이션·경기침체 우려…허리띠 졸라매는 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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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이션 급등, 기준 금리 상승, 해외 금융기관 파산 위기 등 경기 둔화 불안 요소가 산재한 가운데, 기업들은 '허리띠 졸라매기'로 응수하고 있다.


재택 근무 축소, 법인카드 감액 등 운영 비용을 절감하는 게 대표적인 방법이지만, 상황이 훨씬 열악한 일부 중소기업의 경우 사내 비품, 탕비실 물품까지 절약하는 고육지책을 둘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트위터에선 화장지 들고 다니는 직원도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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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직장인의 삶이 팍팍해지는 건 비단 국내에서만 벌어지는 일이 아니다.


지난해 말 미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인수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플랫폼 '트위터'는 청소 용역업체와의 계약이 끊기면서 화장실 휴지가 사라지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모두 기업 비용 감축 계획의 일환이었다. 이 외에도 페이스북, 구글 등 빅테크들도 모두 사내 복지 혜택 감축에 나서고 있다.


다만 직장인들은 구조조정을 감내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복지 축소를 더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자리 애플리케이션(앱) '벼룩시장'이 국내 직장인 12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직장인 38.2%는 "금전 보상을 해준다면 (구조조정을 해도) 괜찮을 것 같다"고 답했고, 20.8는 "연봉삭감 등 복지 축소를 시행해서라도 막아야 한다"라고 했다.


넉넉한 퇴직금을 받을 게 아니라면, 근로 조건을 일부 희생하더라도 일자리를 유지하겠다는 이들이 많은 셈이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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