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 대다수 "타국 침공 불안"…최대위협은 러시아

닛케이 연례 여론조사 결과 발표
러시아·중국·북한 순 위협 느껴
"미·일 동맹 늘려야 한다" 49%

일본인의 83%가 다른 나라의 공격에 불안을 느끼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 미·일 동맹에서 "일본의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는 답변이 반대 응답을 웃돌며 방위력 강화 여론이 나타났다.


25일(현지시간)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일본이 타국으로부터 공격받을 것이라는 불안을 느끼는가"라는 질문에 83%가 "느낀다"고 응답했다. 반면 "느끼지 않는다"는 답변은 14%에 그쳤다.

위협 강도를 보면 처음 조사 대상에 오른 러시아가 90%로 가장 높았고, 중국이 89%로 지난해(90%)와 비슷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대만 주변에서 거듭된 중국의 군사 훈련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국이 쏜 미사일은 지난해 8월 일본 배타적경제수역(EEZ)에 낙하하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일본 도쿄의 한 시민이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관련 뉴스 보도를 시청하고 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지난해 11월 일본 도쿄의 한 시민이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관련 뉴스 보도를 시청하고 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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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을 위협으로 느낀다는 응답은 87%로 지난해(83%)와 비교해 상승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 횟수는 지난해 사상 최다를 기록하는 등 위협이 커지고 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지난 23일 정기국회 시정방침 연설에서 북한과 관련해 “전례 없는 빈도와 양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결코 용인할 수 없다”며 “‘북일 평양선언’에 기초한 납치, 핵, 미사일이라는 제반 현안을 포괄적으로 해결해 불행한 과거를 청산하고 북일 국교 정상화의 실현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미·일 동맹 확대" 찬성 49%…미국 협력·방위력 강화 여론 형성
지난 23일(현지시간)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정기국회 시정방침 연설에 나선 모습.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지난 23일(현지시간)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정기국회 시정방침 연설에 나선 모습.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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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일 동맹에서 일본이 해야 할 역할을 "늘려야 한다"는 응답은 49%로 "늘리지 말아야 한다"고 답한 46%를 넘어섰다. 여론조사에서 해당 질문은 묻는 것은 이번이 3년째로, 일본 역할 확대에 긍정하는 응답이 더 많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닛케이는 "이러한 배경에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일본인들이) 직접 봤다는 점이 있다"고 했다. 이어 "우크라이나 침공과 대만 위기 고조에 따라 미국과의 협력 강화와 함께 자립적인 방위력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닛케이는 매년 가을 1년에 한 번 여론조사를 실시한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10~11월 우편으로 실시됐다. 닛케이 리서치가 18세 이상 유권자를 무작위로 추출해 1663명으로부터 유효응답을 얻었다. 유효응답률은 55.4%였다.


한편 일본 정부는 지난해 말 국가안전보장전략 등 안보 관련 3개 문서 개정을 통해 '반격 능력' 확보 및 방위비 증대를 공식화한 바 있다. 이번 여론조사는 그 이전에 이뤄졌으나, 일본 주변국의 군사적 긴장 강화에 따라 방위력 강화 찬성 여론이 높아지는 추세를 반영한 셈이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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