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노경조 기자] 금리 인상 기조와 부동산 가격 하락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지난달 전국 주택 가격 하락률이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더 떨어진 것은 물론이고, 한국부동산원이 관련 조사를 시작한 이래 최대 낙폭이다.
16일 한국부동산원 12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전국 주택종합(아파트, 연립·단독주택) 매매가격은 전월보다 1.98% 하락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였던 2008년 12월(-0.78%)보다 1.20%포인트 더 떨어진 수치다.
지역별로 수도권은 -1.77%에서 -2.60%로, 지방은 -1.01%에서 -1.42%로 하락폭을 키웠다. 서울과 경기는 각각 1.96%, 2.88% 하락했고, 인천(-3.19%)은 연수·남동구 등 대규모 아파트단지 밀집 지역 위주로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하락률이 3%대에 진입했다. 전국 시·도 중 최대 낙폭을 기록한 곳은 세종(-5.00%)이었다.
서울에서는 노원구(-4.28%)가 급매물이 하락 거래된 중계·상계·공릉동의 구축 중소형 평형 중심으로, 도봉구(-2.98%)는 방학·창·쌍문동 주요 단지 위주로 많이 떨어졌다. 송파구(-2.17%)는 잠실·가락동 주요 단지에서 하락 거래가 발생했고, 동작구(-1.78%)는 사당·대방동 주요 단지에서 관망세가 길어져 하락폭이 커졌다.
아파트만 놓고 보면 가격 하락률은 더 높다. 서울은 2.96% 떨어져 역대 최대 낙폭을 기록했던 2008년 12월(-1.73%)을 뛰어넘었다. 전국(-2.91%)과 수도권(-3.66%) 역시 사상 최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전세가격도 하락세를 멈추지 않았다. 지난달 전국 주택종합 전셋값은 2.42% 내려 한 달 새 1%포인트 가까이 하락했고, 수도권(-2.18%→-3.40%)과 서울(-1.84%→-3.08%)의 하락률이 3%대로 특히 컸다. 전세대출 이자 부담이 가중되고 매매에서 전세로 전환되는 물량이 증가해 매물 적체가 심화하는 추세다. 서울에서는 노원구(-4.83%), 성북구(-4.13%), 강남구(-3.72%), 송파구(-3.61%) 순으로 하락률이 높았다.
앞서 지난해 11월 하락 전환한 월세가격은 지난달 0.28% 내려 2개월 연속 내림세를 이어갔다. 수도권(-0.21%→-0.45%)과 서울(-0.04%→-0.27%), 지방(-0.03%→-0.13%) 일제히 하락폭이 확대됐다. 부동산원은 "월세의 경우 전셋값 하락이 심화하면서 주요 단지 위주로 동반 하락했다"며 "인천은 신규 입주 물량 영향이 컸고, 지방은 계절적 비수기가 더해져 이주 활동이 위축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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