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본, 용산서장·용산소방서장 내주 소환… 피의자 조사 본격화

'이태원 참사' 부실 대응을 수사하는 이태원 사고 특별수사본부(특수본)의 현판이 서울 마포구 경찰청 마포청사 입구에 걸려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태원 참사' 부실 대응을 수사하는 이태원 사고 특별수사본부(특수본)의 현판이 서울 마포구 경찰청 마포청사 입구에 걸려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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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성필 기자] 이태원 참사를 수사하는 경찰청 특별수사본부(특수본)가 다음 주 이임재 전 서울 용산경찰서장과 최성범 용산소방서장을 소환할 예정이다. 피의자 소환이 본격화되면서 특수본 수사에도 속도가 붙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7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특수본은 최 서장을 업무상과실치사상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하기로 하고 오는 21일 출석하라고 통보했다. 최 서장은 참사 발생 전 112신고를 받은 경찰의 공동대응 요청을 받고도 출동이 필요 없는 상황이라고 판단해 추가 조치를 하지 않은 혐의 등으로 지난 7일 입건됐다.

특수본은 최 서장이 대응 2단계 발령을 늦게 해 인명피해를 키웠다는 의혹, 이태원 일대 불법건축물 등 안전 위험요소 점검·관리를 소홀히 했다는 의혹도 확인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수본은 최 서장의 범죄 혐의를 구체적으로 확인하기 위해 참사 당일 현장에서 구호 업무를 지휘한 용산소방서 현장지휘팀장을 이날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특수본은 재난 및 안전 관리기본법에 규정된 위기대응 체계에 따라 소방을 현장에서 일차적 구조 지휘를 담당하는 기관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최 서장과 함께 업무상과실치사상·직무유기 혐의로 입건된 이임재 전 서장도 같은 날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조사받을 예정이다. 이 전 서장은 핼러윈 기간 경찰 인력을 더 투입해야 한다는 안전 대책 보고에도 사전 조치를 하지 않고, 참사가 발생한 지 50분 뒤에서야 현장에 도착해 늑장 대응한 혐의 등을 받는다.


특수본은 이와 별도로 용산구청 등을 대상으로 하는 참고인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전날도 용산구청 직원들을 불러 재난안전교육과 업무지시 유무 등을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수본은 용산구청이 재난안전법상 이태원 일대 인파 사고 위험 요소를 사전에 점검·관리하지 못한 게 이번 참사 원인이라고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박희영 용산구청장을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이다.

특수본은 아울러 참사 당일 이태원역 지하철 무정차 통과 요청과 관련, 경찰과 진실공방을 벌이고 있는 서울교통공사 직원들을 상대로 조사를 계속하고 있다. 서울교통공사와 이태원역이 참사 당일인 지난달 29일 오후부터 승객이 지하철 출구를 빠져나가지 못할 정도로 밀집했는데도 무정차 통과를 하지 않은 경위를 집중적으로 살피고 있다. 조만간 이태원역장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특수본은 이태원 참사와 관련한 재난 및 안전관리 총책임자인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도 업무상과실치사상·직무유기 피의자로 입건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공노총) 국가공무원노동조합소방청지부가 지난 14일 이 장관을 이같은 혐의로 수사해달라며 고발한 데 따른 형식적 조치다. 다만 이 장관의 직무유기 혐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수사 대상이어서 특수본이 본격 수사에 나설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조성필 기자 gatozz@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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