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월드컵 대사 “동성애는 정신적 손상” 발언으로 물의

독일 언론 “카타르, 월드컵 역사상 가장 논란 많은 개최국”
월드컵 준비 과정에서 외국인 노동자 착취하고 성소수자 인권 탄압도

지난달 20일(현지시간) 카타르 수도 도하에서 시민들이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개막전까지 남은 30일이 표시된 카운트다운 시계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20일(현지시간) 카타르 수도 도하에서 시민들이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개막전까지 남은 30일이 표시된 카운트다운 시계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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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현주 기자] 2022 월드컵 개최국인 카타르가 인권 탄압 문제로 국제 사회의 비판에 직면한 가운데 칼리드 살만 카타르 월드컵 대사가 "동성애는 정신적 손상"이라고 발언해 물의를 빚고 있다.


7일(현지시간) 독일 공영언론 ZDF에 따르면 이 방송사의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비밀사항 카타르' 취재팀과 인터뷰에서 "내 눈에 동성애는 '하람'(haram·이슬람교 계율에 따르지 않는 행동)"이라며 "이는 정신적 손상"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어린이들이 동성애자를 보면서 좋지 않은 것을 배우는 것은 문제라고 말했다.


현지 언론인 쥐트도이체차이퉁(SZ)은 카타르가 월드컵 역사상 가장 논란의 여지가 있는 개최국이라고 지적했다. 카타르는 월드컵 준비 과정에서 외국인 노동자를 착취하고 성소수자 인권을 탄압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런 상황에서 국제축구연맹(FIFA)이 참가국에 "축구에만 집중해달라"고 요청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기도 했다. 지난 4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최근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과 파트마 사무라 사무총장 등 FIFA 수뇌부는 카타르 월드컵에 참가하는 32개국에 편지를 보내 "축구는 이념적·정치적 싸움에 휘말려선 안 된다"며 이같이 권고했다.


이들은 편지에서 "우리는 모든 의견과 신념을 존중하려고 노력한다"며 "세계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바로 다양성"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정 사람이나 문화, 국가가 다른 이들보다 더 뛰어나다고 볼 순 없다"며 "이러한 원칙은 상호존중과 차별 없는 문화의 초석이며 축구의 핵심 가치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인권단체는 FIFA가 인권 침해 문제에 눈 감고 있다고 비판했다. 스티브 콕번 국제앰네스티 경제·사회정의 국장은 "세계가 축구에 집중하도록 하고 싶다면 간단한 해결책이 있다"며 "인권 문제를 숨기지 않고 이를 드러내 제동을 거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FIFA가) 아직도 이런 일들을 하지 않은 게 놀라울 정도"라며 "수십만명의 노동자들이 월드컵을 위해 학대를 당했다. 그들의 권리가 잊히거나 묵살돼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박현주 기자 phj03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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