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기대인플레 뛰며 일제히 급락...나스닥 3.08%↓

[아시아경제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미국 뉴욕증시는 14일(현지시간) 높은 기대인플레이션, 예상보다 부진한 소매판매 등이 확인되며 일제히 하락마감했다. 전날 예상을 웃도는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에도 2% 이상 반등했던 랠리로 인해 오히려 이날 낙폭이 두드러진 모습이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403.89포인트(1.34%) 떨어진 2만9634.83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86.84포인트(2.37%) 낮은 3583.07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327.76포인트(3.08%) 하락한 1만321.39에 장을 마감했다. 전날 9월 CPI가 시장 예상을 웃돌았음에도 2%이상 뛰어오르며 불안한 랠리를 펼쳤던 뉴욕증시는 다시 하루만에 주저앉았다.

종목별로는 금리에 민감한 기술주가 일제히 급락했다. 테슬라는 전장 대비 7.55% 떨어졌다. 아마존은 5.0%, 애플은 3.22%, 엔비디아는 6.13% 밀렸다. 전기차주인 니오와 리비안도 각각 8.06%, 11.66% 내려앉았다.


개장전 실적을 발표한 JP모건은 1.66%, 웰스파고는 1.86% 상승했다. JP모건과 웰스파고는 순이익이 시장의 예상치를 웃돌며 오름세를 나타냈다. 반면 모건스탠리는 순이익이 기대 이하로 나타내며 5%이상 떨어졌다. 이밖에 미국의 2위 슈퍼마켓 체인 크로거가 4위 체인 앨버트슨을 인수한다고 밝히면서 앨버트슨의 주가는 8.45% 떨어졌다.


이날 투자자들은 미국 소매판매, 미시간대 기대인플레이션 등 주요 지표와 국채금리 움직임, 기업 실적 등을 주시했다. 9월 소매판매는 전월과 같은 6840억달러로 예상보다 부진했다. 13개 부문 중 자동차, 가구, 전자제품 등 7개 부문의 소매 판매가 전달보다 감소해 치솟은 인플레이션과 고강도 금리 인상의 여파가 반영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미시간대 기대인플레이션이 치솟은 것도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미쳤다. 향후 1년간 기대인플레이션 중앙값은 5.1%로 전월(4.7%)보다 올랐다. 5년 기대인플레이션 역시 2.7%에서 2.9%로 상승했다. 이는 앞서 시장 예상보다 높았던 CPI, PPI 등 지표를 부각시키며 인플레이션 공포를 확산하는 배경이 됐다. 이는 고스란히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에 힘을 실었다. 바클레이즈에 이어 뱅크오브아메리카(BoA)도 앞서 CPI 지표 확인 후 내년 FEd의 최종 금리 전망치를 5%대로 상향한 상태다.


긴축 전망이 지속되면서 이날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4%를 재돌파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 역시 장중 4.51%를 넘어섰다.


에스더 조지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금리를 지속적으로 인상해야 한다"며 추가 금리 인상에 힘을 보탰다. 다만 그는 지나치게 빠른 긴축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했다. 경제적 여파를 고려해 현 수준에서 과도하게 속도를 높일 필요는 없다는 뜻으로 읽힌다.


투자자들은 실적도 주시하고 있다. 팩트셋에 따르면 S&P500지수에 상장된 기업들의 3분기 순이익은 2.4%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2020년 3분기 이후 가장 낮은 증가율이다. 3분기 초에만 해도 기업들의 3분기 순이익은 10%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실적발표 후 성명을 통해 "우리의 바로 앞에 커다란 역풍이 불고 있다"면서 심각한 인플레이션과 글로벌 금리인상, 양적긴축의 불확실한 영향,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 석유 공급과 가격의 불안정성 등을 우려점으로 꼽았다.


UBS 글로벌 웰스 매니지먼트의 마크 해펠레는"인플레이션은 더 오래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Fed는 추가로 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에서 정책 긴축의 누적된 효과가 미국 경제를 침체로 밀어 넣을 위험이 커졌다"고 말했다.


투자은행 BMO 캐피탈 마켓은 올해 말 S&P500지수 전망치를 기존 4800에서 4300으로 하향했다.


국제유가는 떨어졌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3.50달러(3.93%) 하락한 배럴당 85.6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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