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 수출 위해 플랫폼 기업 뛴다

쿠팡, 대만에서 로켓크로스보더 서비스…"소상공인 수출 가교"
링크샵스, 동대문 도매업체 2300개 수출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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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소비자들도 쿠팡을 통해 한국 제품을 손쉽게 구매할 수 있게 됐다. 국내 소상공인의 수출 가교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강한승 쿠팡 대표가 지난달 28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개최한 ‘대한민국 디지털 도약 전략 발표식’에서 한 말이다. 쿠팡이 최근 대만에서 시작한 ‘로켓크로스보더(직구)’ 서비스를 염두에 둔 발언이다. 이 서비스가 자리를 잡으면 국내 중소상공인들이 언어 대응이나 물류 통관 등 수출에 필요한 여러 복잡한 절차를 신경쓰지 않아도 해외 판로를 개척할 수 있게 된다. 플랫폼 기업이 중소상공인들을 수출기업으로 이끄는 역할을 하는 셈이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지난 6월 대만에서 ‘로켓크로스보더’ 서비스를 시작해 식료품, 화장품, 건강식품, 유야용품, 가전 생활용품 등 500만개 이상 제품을 판매 중이다. 이 제품을 파는 대부분이 국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다. 쿠팡은 당초 일본에 이어 두 번째 해외 진출 국가를 대만으로 정하고 퀵커머스 형태의 시범 서비스를 진행해오다 역직구 형태로 사업을 확장했다. 향후 참여 파트너업체와 제품 등이 확대될 것으로 관측된다. 쿠팡의 소상공인 수는 지난해 말 기준 15만7470명이며 쿠팡에서 파는 상품만 11억개로 2019년 말 대비 97% 늘었다. 이들이 쿠팡을 통해 대만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대만 현지에서 반응도 긍정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690 대만달러(TWD)(약 3만원) 이상 구매하면 무료로 배송을 받을 수 있는 데다가 평균적으로 주문 후 5일 이내에 제품을 수령할 수 있을 정도로 빠른 배송 서비스가 제공된다. 국내에서 쿠팡의 성장을 이끈 ‘로켓배송’ DNA를 해외 사업에도 이식했다는 평가다. 쿠팡 서비스를 이용한 대만 이용자들은 "빠른 무료 배송이 아마존이나 소피(shopee)보다 낫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소상공인의 수출을 돕는 플랫폼은 또 있다. 동대문과 남대문 패션 도매시장과 국내외 업체들의 사입을 중개해 주는 플랫폼을 운영하는 링크샵스는 서비스 초기부터 국내는 물론, 중화권과 동아시아 시장을 대상으로 판로를 열고 동대문 패션 도매상들의 해외 진출을 도왔다. 수출을 하고 싶은데 언어 대응이 안 되거나 어떻게 하는지 몰라 어려움을 겪는 중소상공인들을 위해 나선 것이다.


링크샵스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기준 중화권, 북미, 유럽, 남미 등 50여개국 해외 바이어가 회원으로 가입돼 있으며 실제 수출이 진행된 국가만 23개국이다. 주문 수는 100만 건 이상이다. 링크샵스를 통해 해외 주문을 받은 동대문 도매 업체의 수는 2300개에 달한다. 매월 50만명이 찾는 플랫폼 경쟁력이 중소상공인들의 해외 판로를 개척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소상공인들을 대상으로 한 플랫폼이 이들의 국내에서의 성장뿐만 아니라 해외 수출 길도 열고 있다"며 "고환율 등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플랫폼의 역할이 더 주목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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