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샤베트' 백희나 보스턴글로브 혼북 어워드 명예상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상 이어 2년 만에 국제무대 수상
여름날 밤 녹아내린 달로 샤베트 만드는 이야기
"우리가 사는 지구, 한 번이라도 더 생각해 주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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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작가 백희나(51) 씨가 2년 만에 국제무대에서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22일(현지시간) 미국 주요 매체에 따르면 보스턴글로브 혼북 어워드에서 두 번째 창작 동화 '달 샤베트(영문판 Moon Pops)'로 그림책 부문 명예상을 받았다. '구름빵' 저자로 유명한 백 씨는 2020년 한국인 최초로 세계 최대 아동문학 작가상인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상을 수상한 바 있다.


보스턴글로브 혼북 어워드도 못잖은 권위를 자랑한다. 1967년부터 그림책, 소설·시, 논픽션 세 분야에서 각각 본상과 명예상을 수여한다. 앞서 수상한 한국 작가로는 이수지 씨가 있다. 2013년 미국 작가 제시 클라우스마이어의 글 '이 작은 책을 펼쳐 봐(Open This Little Book)'에 그림을 더해 명예상을 받았다. 국내 출판사(책읽는곰)가 원저작권을 보유한 책으로 이 상을 받은 건 백 씨가 처음이다.

2010년 출간된 '달 샤베트'는 무더운 여름날 밤 녹아내린 달로 샤베트를 만드는 이야기다. 배경은 전기를 너무 많이 써서 정전된 아파트. 동네 반장 할머니는 녹아내린 달 물로 샤베트를 만들어 아파트 주민들이 더위를 잊게 한다. 달이 사라져 살 곳이 없어진 옥토끼들. 할머니는 남은 달 물을 화분에 부어 달맞이꽃을 피우고, 다시 달을 만들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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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의 기발한 생각은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동시에 지구의 소중함과 환경의 중요성을 일깨운다. 백 씨는 무더운 여름날 창밖의 아파트와 자동차 문이 꼭꼭 닫힌 걸 보며 이야기를 구상했다고 한다. 수많은 에어컨이 쌩쌩 돌아갈수록 바깥 기온이 더 오를 거라 걱정하다 달이 녹으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상상했다고. 그는 '작가의 말'에 "어린이들이 재미있게 읽었으면 좋겠다"라며 "그 다음 우리가 사는 이 지구를 한 번이라도 더 생각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적었다.


백 씨는 이화여대에서 교육공학을, 캘리포니아예술학교에서 애니메이션을 전공했다. 2005년 '구름빵'으로 이탈리아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 픽션 부문 '올해의 작가'로 선정되며 이름을 알렸다. 또 다른 대표작으로는 '장수탕 선녀님', '알사탕', '팥죽할멈과 호랑이', '북풍을 찾아간 소년', '분홍줄', '연이와 버들 도령' 등이 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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