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연수원 모인 ‘文 정부’ 검사들… 신상필벌 인사 평가

실력 인정된 중간간부 대거 검사장 승진… ‘특수·공안·기획·공판’ 안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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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허경준 기자] 윤석열 정부 들어 단행한 첫 검찰 정기 인사는 ‘신상필벌 원칙’에 따라 이뤄진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친 문재인 정부 성향을 보인 인사들은 철저하게 좌천시키고, 전 정부에서 좌천을 거듭하던 이들은 화려하게 부활시키면서다.


법무부는 22일 대검검사급(고검장·검사장) 검사 33명에 대한 승진·전보 인사를 단행했다. 이날 승진·전보된 이들은 오는 27일 부임한다.

우선 법무부는 직제 개편을 통해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에 보임할 수 있는 검사 정원을 늘리고 이른바 ‘친문 검사’를 모두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전보했다. 이날 인사에서 신성식 광주고검 차장검사(사법연수원 27기)와 고경순 춘천지검장(28기), 이종근 대구고검 차장검사(28기), 최성필 대검찰청 과학수사부장(28기), 김양수 부산고검 차장검사(29기)를 법무연수원 진천 본원 연구위원에 보임했다. 앞서 지난달 인사에서 이성윤 고검장(23기), 심재철 검사장(27기), 이정현 검사장(27기)이 먼저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전보된 바 있다.


신 검사장은 검찰총장이던 윤석열 대통령을 징계할 때 징계위원으로 참여했고, 고 검사장은 당시 윤 대통령의 참모인 대검 공판송무부장 자리에 있으면서 징계에 동조했다. 김 고검장과 심 검사장, 이종근·이정현 검사장은 징계를 주도한 인물이다.


아울러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일 당시 징계 국면에 앞장서지는 않았지만, 전 정부 인사로 분류되는 문성인 전주지검장(28기)과 문재인 정부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을 지낸 이명신 변호사의 아내인 홍종희 서울고검 차장검사(29기)는 각각 수원고검 차장검사와 대구고검 차장검사로 좌천됐다. 징계 국면 당시에 중립을 지켰던 이철희 청주지검장(27기)도 부산고검 차장검사로 좌천됐다. 일선 지검장에서 고검 차장검사로 전보되는 것은 이례적이다.

반면 윤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 재임 당시 실력을 인정했던 이진동 서울고검 감찰부장(28기), 특수통으로 분류되는 임관혁 광주고검 검사(26기)와 신응석 서울고검 검사(28기), 신봉수 서울고검 검사(29기)는 각각 서울동부지검장과 의정부지검장,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장으로 승진했다.


또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 부부장검사를 지내는 등 공안과 기획에 정통한 정진우 서울중앙지검 1차장검사(29기)는 대검 과학수사부장으로, 검찰 내 대표적인 공안통인 송강 청주지검 차장검사(29기)는 대검 기획조정부장으로 영전했다.


대구지검과 서울중앙지검에서 공판부장을 지낸 김선화 제주지검 차장검사(30기)는 대검 공판송무부장으로 승진, 연수원 30기 첫 검사장이자 역대 6번째 여성 검사장에 이름을 올렸다.




허경준 기자 kjun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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