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직원 3.5% 구조조정…'인플레 2차 효과' 폭풍전야

경기침체 공포에 고용 한파…물가·임금 상승 악순환 원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21일 "가까운 시일 내에 경제가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꽤 있다"며 "앞으로 3개월 동안 전체 직원 수의 3~3.5%를 감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진 제공= 로이터연합뉴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21일 "가까운 시일 내에 경제가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꽤 있다"며 "앞으로 3개월 동안 전체 직원 수의 3~3.5%를 감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진 제공=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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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경기 침체 공포가 기업의 고용에도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2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주최로 열린 카타르 경제포럼 화상 인터뷰에서 가까운 시일 내에 경제가 침체에 빠질 것이라며 앞으로 3개월 동안 전체 인력의 3.0∼3.5%를 감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머스크는 테슬라 임원들에게 보낸 ‘전 세계 채용 중단’이라는 제목의 이메일을 통해 인력 10% 감축 입장을 밝혔다. 머스크 CEO는 이날 인터뷰에서 10% 감축은 정해진 급여를 받는 정규직 근로자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정규직 근로자를 줄이는 대신 시간제 근로자 수를 늘릴 계획이라며 이번 해고 계획의 영향을 받는 직원은 전체 인력의 3.5% 정도일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노동부가 매주 발표하는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여전히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추세를 보여주는 4주 평균 수치는 최근 오름세로 돌아섰다. 실업이 증가하는 추세로 바뀔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구인사이트 인디드에서도 최근 기업들의 구인 공고 게시 증가 속도가 둔화되는 조짐을 보인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인력 채용업체 시엘로의 그렉 서머스 사장은 코로나19 이후 채워지지 않은 일자리와 관련해 "직원을 해고하는 것은 더 어렵기 때문에 빈 자리가 오래도록 채워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공석을 채워야 할 지 고민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크리스토퍼 피사리데스 런던정경대 교수는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고용시장이 전 세계적인 스태그플레이션이 있었던 1970년대보다 나쁠 것이라면서 "핵심 우려 사항은 인플레이션 2차 효과"라고 밝혔다.


인플레이션 2차 효과란 고물가가 임금 인상으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인플레이션 상승을 유발하는 나선 효과를 의미한다. 이는 결과적으로 기업들의 비용 부담으로 작용해 고용 축소로 이어지게 된다.


실제로 전 세계 각국에서는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시위가 늘고 있다. 영국 철도노조가 이날 33년 만에 최대 규모의 파업에 돌입한 것을 비롯해 비슷한 사례가 유럽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전날 벨기에 브뤼셀 공항에서는 보안요원들의 파업 탓에 출발편이 모두 취소됐다. 프랑스 샤를드골 공항 직원들도 임금 인상과 근무 환경 개선을 요구하며 오는 7월1일부터 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저가항공사 이지젯의 스페인 승무원들은 급여 최소 40% 인상을 요구하며 7월에 9일간 파업한다.


미국에서도 최근 애플, 아마존, 스타벅스 등에서 노조 조직 움직임이 활발하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연방 최저임금 인상을 대선 공약으로 제시했고 기업의 노조 설립도 적극 지지하고 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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