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숭이두창' 국내 상륙하나 … "검사체계 구축 완료"

美·유럽 이어 세계 각국 확산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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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지역에서 유행해온 바이러스성 질환 '원숭이두창(monkeypox)'이 북미, 유럽에 이어 중동 등으로 확산하면서 세계 각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아직까지 국내 감염 사례는 없지만 방역당국은 코로나19에 이은 또 다른 감염병의 확산 가능성을 주시하며 선제적 대응에 나섰다.


질병관리청은 23일 유럽과 북미에서 확산 중인 원숭이두창이 국내에서도 발생할 경우에 대비해 검사체계 구축을 완료하고 현재 해외 발생 상황을 모니터링 중이라고 밝혔다.

질병청은 "미래 감염병에 대비한 진단체계 구축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면서 2016년 '원숭이두창 진단검사법 및 시약' 개발과 평가까지 완료했다"며 "현재 국내에서 검사가 가능한 기관은 질병청뿐"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최근의 유행 상황과 관련해 아직 세계 각국 및 세계보건기구(WHO) 등에서 명확히 파악된 정보가 없는 데다, 오미크론 확산 감소세 이후 해외여행 증가, 최장 21일(통상 6~13일)에 이르는 비교적 긴 잠복기 등을 고려할 때 이미 국내에 유입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원숭이두창은 1958년 실험실 원숭이에게서 천연두와 비슷한 증상이 관찰되면서 처음 발견됐다. 1970년 아프리카 콩고에서 사람이 감염된 사례가 나온 이후 줄곧 아프리카를 중심으로 풍토병처럼 발병해왔다. 하지만 이달 들어 나이지리아를 방문했던 영국인 확진자를 시작으로 포르투갈, 스페인, 미국, 캐나다 등 유럽과 북미 지역에서 감염자가 잇따랐고 호주와 중동 등에서도 환자가 보고되기 시작했다.

WHO는 지난 21일(현지시간) 기준으로 영국 20건을 포함해 그동안 원숭이두창 감염이 보고되지 않았던 12개 나라에서 92건의 감염 사례, 28건의 감염 의심 사례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후 스위스와 이스라엘에서 추가 확진 사례가 나오면서 원숭이두창이 번진 나라는 14개로 늘었다.


원숭이두창은 천연두와 비슷한 계열의 바이러스성 질환으로 천연두보다는 증상이 가벼운 편이다. 발열, 두통, 근육통, 오한, 피로감 등 독감과 비슷한 증상이 나타나고 발열 1~3일 후부터 얼굴을 시작으로 다른 신체 부위에 발진이 일어난다. 구진성 발진은 수포, 농포 등으로 진행되며, 이 같은 증상이 2~4주 지속된 뒤 대부분 2~4주 내에 자연 회복된다. 하지만 소아나 의료 인프라가 부족한 아프리카 국가에서는 약 1~10%가 사망한다.


이 바이러스의 사람 간 감염은 보통 밀접한 인체 접촉을 통해서만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전문가들은 이처럼 각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감염 사례가 나타난 것을 매우 이례적으로 보고 있다. 현재까지 원숭이두창 전용 치료제는 없으며 치료를 위해 시도포비어, 브린시도포비어, 타코비리마트, 백시니아 면역글로불린 등 항바이러스제가 쓰인다.


질병청은 원숭이두창이 사람 두창 백신 접종을 통한 교차면역으로 약 85% 예방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현재 국내에 비축된 사람 두창 백신은 3502만명분이 있지만, 1970년대 후반 이후 천연두가 사실상 종식되면서 이미 40년 전부터 예방 접종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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