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보균 "윤석열 검찰총장, '노인과 바다' 노인 같았다"

기자 시절 칼럼 편향적이란 지적에 "힘센 정권에 대한 비판"
문체부 접점 약하단 비판엔 "해외 경험 토대로 정책 구상"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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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 지명된 박보균 후보자가 기자 시절 쓴 칼럼이 편향적이라는 지적에 "언론인의 기본자세는 힘센 정권, 살아있는 정권에 대한 비판"이라고 밝혔다. 박 후보자는 1981년 중앙일보에 입사해 정치부장·논설위원·편집국장·편집인·대기자 등으로 활동한 언론인이다. 일각에선 기자 시절 쓴 칼럼이 편향되고 특정인을 옹호하는 경향이 있다고 비판한다. 문화예술 분야와 접점이 약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 후보자는 11일 오후 2시 인사청문회 준비단이 있는 임시 사무실로 출근하며 "박근혜 정부의 잘못도 비판했다"고 반박했다. 검찰총장 시절의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을 지나치게 부각했다는 견해에는 어니스트 헤밍웨이 소설 '노인과 바다'의 노인에 빗댔던 칼럼을 언급했다. "쿠바에 있는 '노인과 바다' 현장을 바라보며 'calm and strong(차분하고 강하게)'이란 부분이 강렬하게 다가왔다"며 "윤 검찰총장이 살아있는 권력에 맞서는 모습이 '노인과 바다' 속 노인의 외로운 투혼과 비슷해 보였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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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후보자는 칼럼, 강연 등으로 (주미)대한제국공사관 매입 여론을 끌어낸 장본인이다. 실제 성사되기까지 스무 차례 미국 워싱턴 DC를 찾아 관련 자료를 수집하고 연구했다. 국외 문화재를 제외하면 문화·체육·관광 분야와의 접점은 약한 편이다. 기자 경험 또한 정치·국제 분야에 집중됐다. 박 후보자는 "정치부 기자를 주로 했으나 문화예술·콘텐츠·역사·스포츠·관광 등 분야에서 많은 기사를 썼다"며 "해외에 나가서도 문화예술 현장이나 박물관·역사관·기록관 등을 가장 먼저 찾아가는 편"이라고 말했다. 이어 "여러 나라에서 문화예술·체육·관광 정책을 어떻게 추진하고 차별화하며 경쟁력을 쌓는지 살펴봤다"며 "현장에서 직접 실감한 경험을 바탕으로 관련 정책을 구상해 나름대로 노력을 바치겠다"고 밝혔다.


윤 당선인은 전날 장관 인선 발표 기자회견에서 박 후보자를 "40년 가까이 언론인으로 활동하며 우리 문화와 역사에 관심을 가지고 열정을 쏟은 분"이라고 소개했다. 박 후보자는 "저의 글을 많이 보셨고 문화예술, 콘텐츠에 대한 열정을 잘 알고 계신다"며 "정책적으로 잘 추진해달라는 당부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윤 당선인이 지난달 12일 '위대한 국민과 함께 통합과 번영의 나라를 만들겠다'고 쓴 현충원 방명록을 가리키며 "번영과 통합의 본격적인 출발은 문화에서 시작돼야 한다. 국민 모두 공정하고 차별 없이 문화를 누리도록 정책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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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후보자는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근절도 강조했다. "어제 (장관 인선 발표 기자회견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블랙리스트라는 단어 자체가 과거에 악몽처럼 존재했다"면서 "윤석열 정부에서 블랙리스트란 단어 자체는 존재할 수 없다"고 역설했다. 최근 문체부 전직 장·차관들이 블랙리스트에 연루된 간부들에 대한 징계를 멈춰달라고 청원한 것에 대해선 "현 황희 장관 체제에서 어떻게 다루는지 지켜보고 추후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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