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는 올해도 연봉인상 치킨게임

웹젠 노사 교섭 결렬로 파업
대형 게임사 최대 2000만원 올려
중소업체와 격차 1억원 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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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승진 기자] 웹젠 노조가 연봉인상을 요구하며 게임업계 최초로 파업을 결의한 가운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연봉을 올리지 못하고 있는 중소 게임 업체들이 초긴장 상태에 놓였다.


11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웹젠지회는 파업 찬반 투표에 조합원 92.8%가 참여해 3분의 2 이상 찬성으로 파업을 가결했다. 웹젠 노조는 작년 12월22일 진행된 임금교섭에서 일괄적으로 1000만원 인상을 요구했지만 사측은 평균 10%(약 710만원) 인상과 성과에 따른 차등 지급안을 제시했다. 이후 조정 과정을 거치며 노조는 평균 16% 인상에 일시금 200만원이라는 타협안을 내세웠지만 끝내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고 지난달 초 교섭 결렬을 선언했다.

2020년 넥슨을 시작으로 넷마블, 엔씨소프트, 크래프톤 등 주요 게임업체들은 개발자 1인당 최대 2000만원까지 연봉인상을 단행해왔다. 주요 개발자들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게임업체들이 ‘연봉인상 치킨게임’에 나서며 중소 게입업체와의 연봉 격차는 더욱 벌어졌다. 최근 잡코리아가 중소 게임사에 근무 중인 직장인을 대상으로 연봉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대형 게임사와 평균 연봉 차이는 최대 1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 게임업체는 웹젠 노조 파업의 연쇄작용으로 강한 임금 인상 요구가 이어질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 한 모바일게임 제작사 관계자는 "개발자 부족에 따른 인력난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대형 게임사들의 연봉 인상으로 중소업체의 인력난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며 "대형게임사들처럼 한 번에 1000만원이 넘나드는 연봉을 인상할 수 있는 여력이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미 연봉협상을 끝마친 업체들도 긴장감이 높아지기는 마찬가지다. 연봉을 크게 올린 만큼 영업이익 감소는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넷마블, 엔씨소프트, 크래프톤 등의 영업이익률은 2020년에서 2021년 평균 9%포인트 감소했다. 인건비 상승에 따른 영향으로 대형 신작 게임을 내놓기 어려운 중소 게임업체의 인건비 상승이 영업이익에 끼치는 영향은 더 크다.

게임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전 임직원의 연봉을 대폭 올리며 올해는 성과에 따른 개별 협상으로 마무리 지었지만, 연봉 인상 목소리는 계속되고 있다"라며 "치킨게임은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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