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의 감동을 그대로... 4년의 결과물 뮤지컬 ‘아몬드’

사진=라이브(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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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서믿음 기자] 손원평 작가의 소설 ‘아몬드’가 뮤지컬로 재탄생했다. 국내 누적 판매량 90만 부, 해외 20개국 출간을 기록한 베스트셀러 ‘아몬드’가 4년여의 제작기간을 거쳐 뮤지컬로 선을 보인다.


뮤지컬은 소설을 가급적 그대로 극화하는 데 치중했다. 지난 8일 코엑스아티움에서 열린 프레스콜에서 김태형 연출자는 “원작에 충실히 따라가려고 노력했다”며 “음악과 안무와 함께 펼칠 수 있는 뮤지컬만이 보여줄 수 있는 상상력을 확장하려고 했다”고 밝혔다. 숱한 영화화 의뢰를 거절한 원작자가 뮤지컬화에 동의한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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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은 뇌 속에 자리하며, 감정을 주관하는 아몬드 모양의 편도체에 이상이 있는 소설 속 윤재(문태유·홍승안)가 감정을 찾아나가는 과정을 그린다. 엄마와 할머니가 (주변의 도움을 받지 못하고) 습격당하는 과정을 통해 공감능력이 있어도 행동하지 않으면 없는 것과 진배없다는 매서운 교훈을 전하며 진정한 공감의 가치를 되새긴다. 김태형 연출은 “궁극적으로 우리가 타인의 감정에 공감한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또한 우리는 진실하게 타인에게 공감할 수 있는지를 되묻는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윤재를 연기한 문태유와 홍승안 배우는 절제된 연기로 애를 먹었다. ‘희노애락애오욕’을 극대화하는 여타 연기와 달리 이를 숨겨야하는 절제된 연기를 선보여야 했기 때문이다. 홍승완 배우는 “나에게 감정을 소모하는 상대 배우를 그저 바라본다, 라는 마음으로 연기를 했다”고 했다. 문태유 배우 역시 “연습하는 도중 감정이 드러나 애를 먹었다”며 “활자대로만 느끼기 위해 노력했다”고 술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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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어릴 적 납치돼 입양과 파양 끝에 소년원을 떠돌며 세상을 향한 분노로 가득한 소년 곤이(이해준·조환지)는 감정을 분출하느라 애를 먹었다. 대사의 절반가량에 욕설이 섞인 그는 “감정이 가득 차 있는 곤이를 보여주기 위해 감정을 쏟아내는 게 쉽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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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에서는 윤재를 중심으로 1인칭화 되다보니 주변 인물들이 타자화되지만 뮤지컬에서는 각기 배우가 모두 주인공이다. 대표적 인물은 육상 선수가 꿈인 소녀로 ‘또라이’라는 별명을 지닌 이도라. 도라는 매력은 무목적이다. 달릴 때의 느낌이 너무 좋아 그냥 육상 선수가 되고 싶은 마음뿐이다. 그런 매력은 윤재의 감정 회복에 일조하는데, 도라 역할을 맡은 임찬민과 송영민 배우는 “그게 도라의 매력”이라며 “그렇기에 (윤재와) 서로 끌리고 치유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워낙 뛰는 장면이 많은데다 코로나 여파까지 덮쳐 연기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도라는 “마음껏 숨소리를 내서 그 힘듦을 윤재에게 표현해달라고 연출님께서 말씀해주셔서 그렇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각기 다른 매력을 지닌 캐릭터와 배우들의 하모니가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는 작품이다. 원작을 먼저 접한 관객에게는 원작의 향수를, 공연을 먼저 접한 관객에게는 원작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잘 만든 공연이다. 공연은 5월1일까지 삼성동 코엑스아티움에서 열린다.



서믿음 기자 fait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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