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후 저소득층 소득 대비, 보험료 비중 더 올라가"

[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코로나19 이후 소득이 낮은 계층에서 보험료가 소득과 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더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연구원이 3일 발간한 '최근 가구 특성별 보험료 지출 변화의 특징'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우리나라 가계의 보험료 지출은 소득 대비 일정한 수준을 유지하는 등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추이를 보였다.

우리나라 가계의 월 평균 경상 보험료 지출은 2019년 약 8만4000원에서 2020년 8만9000원, 2021년에는 9만2000원으로 2년간 9.23%(연 평균 4.51%)의 증가세를 기록했다.


이 기간 우리 가계의 월 평균 처분가능소득은 7.27%(연 평균 3.57%) 증가한 반면, 소비지출은 1.53%(연 평균 0.76%) 증가해 소비침체가 심하게 나타났음에도 보험료 지출은 증가했다.

자료 : 보험연구원

자료 : 보험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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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적으로 보험료 지출이 늘었음에도 가구 특성별 보험료 지출은 특성에 따라 상당히 상반된 변화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 수준별로 볼 때 소득이 낮은 1, 2분위에서는 전체 가구에 비해 처분가능소득과 소비지출 대비 보험료 비중이 모두 크게 상승했다.

처분가능소득 대비 보험료 비중은 1분위의 경우 2019년 2.94%에서 2021년 3.40%로 상승했으며, 2분위의 경우 동기간 2.78%에서 2.95%로 상승했다.


반면 3, 4분위 등 중산층의 경우 2021년 처분가능소득 대비 보험료의 비중은 모두 2019년 수준에 비해 각각 0.05%p(2.86%→2.81%), 0.04%p(2.75%→2.71%) 하락했다.

자료 : 보험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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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구주 연령별로 볼 때 대부분의 가계에서 소득과 소비지출 대비 보험료의 비중이 상승했지만 가구주 연령이 39세 이하인 가계의 경우 소득과 소비지출 대비 보험료 비중이 모두 하락하는 특징을 보였다.


가구주 연령이 39세 이하인 가계의 경우 2021년 처분가능소득과 소비지출 대비 보험료의 비중이 2019년 대비 각각 0.14%p 0.02%p 하락했다.


가구주 연령 39세 이하 가구는 2021년 보험료 지출 금액에 있어서도 2019년 대비 감소한 유일한 계층으로 나타났다.


주거 형태별로 보험료 비중의 변화를 살펴본 결과, 일반적으로 주거 안정성이 낮을수록 소득이나 소비지출에서 차지하는 보험료 비중이 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태열 보험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경제적 여건이 어려울수록 자동차 보험 등 의무성 보험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갱신 보험료의 인상이 보험료 지출의 높은 증가율로 나타났을 가능성도 있다"며 "경제적 여건이 양호한 가계에서는 변액, 종신, 개인연금, 장기저축성 등 선택적인 성격의 보험에 대한 지출이 부진하게 나타나면서 보험료 지출 비중이 상대적으로 위축됐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위원은 "소득이나 소비지출에서 보험료 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경제적 여건이 상대적으로 나은 계층과 젊은 계층에서 주로 감소하였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보험산업은 취약해진 성장기반을 보완하기 위해 소비자 특성별로 차별화된 상품개발 및 채널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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