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배치, 선제타격… 대선후보들 '안보 전략' 두고 동상이몽

윤석열 "평화는 압도적 힘의 결과"
이재명 "전쟁 아닌 평화"
안철수 "격퇴 가능한 강력한 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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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준이 기자] 설 연휴 기간 대선후보들은 안보 정책으로 격돌했다. 북한이 연일 미사일 발사로 군사적 긴장감을 높이는 가운데 대선 후보들은 '강력한 군사력 확보'를 강조하고 나섰지만 사드 추가 배치, 선제타격 능력 확보 등을 두고 이견을 보이고 있다.


윤 후보는 지난달 30일 페이스북에 '사드 추가 배치'라는 한 줄 공약을 올렸다. 이날 북한이 동해상으로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데 대한 반응이었다. 이어 설날인 1일에는 인천시 강화군 강화제적봉평화전망대를 찾아 "사드를 포함한 중층적 미사일 방어망을 구축해 수도권과 경기 북부 지역까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으로부터 우리 국민의 안전을 확실히 지키겠다"며 안보 행보를 이어갔다. 최근 북한 도발이 이어지는 가운데 보수 지지층 결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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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후보는 연일 '튼튼한 안보'를 강조하고 있다. 윤 후보는 1일 인천 강화도에서 "평화통일은 우리에게 힘이 있을 때 가능한 것"이라며 "평화는 구걸하거나 말로만 외치는 것이 아니라 힘이 뒷받침되어야 우리가 바라는 자유·평화·번영의 통일을 이룩할 수 있다"이라고 맞선 바 있다. 북한의 도발을 억제할 수 있는 만큼의 자국 군사력을 강화해 평화를 유지하겠다는 기조다.

'사드 추가 배치' 공약도 주한미군이 아닌 자체 구입하는 방식으로 사드를 배치하겠다는 의미다. 현재 성주 사드 포대로는 수도권, 경기 북부 지역을 방어하지 못한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사드가 추가 배치될 경우 북한은 물론 중국과의 관계 악화는 불가피하다. 또 윤 후보는 선제타격 가능성도 언급했다. 그는 앞서 선제타격 능력(킬체인)을 포함한 '한국형 3축 체계'를 구축해 북한의 핵과 미사일 도발을 억제하겠다고도 했다.


윤 후보는 지난달 24일 '외교 안보 정책' 공약 발표 기자회견 당시 기자들의 질문에 "북한이 어떤 비핵화를 위한 실질적인 조치도 전혀 하지 않고 오히려 계속 도발하고 있는 데도 이 정부가 북한에 대한 경제 제재를 먼저 풀자고 이렇게 북한을 위해서 대변하고 다니는 일들이 가장 비정상적인 것"이라고 현 정부의 안보 전략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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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이 후보는 윤 후보와 일부 대치되는 안보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국방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에선 동일하지만, 그 목적으로 방어와 평화 유지를 강조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이 후보는 '사드 추가 배치'에 반대하며 평화를 유지할 수 있는 체제 구축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지난달 31일 페이스북에 "전쟁나면 죽는 건 청년들이고, 군사 긴장 높아지면 안 그래도 어려운 경제가 더 악화되는데 전시작전권 환수는 반대하면서 선제 타격 주장으로 군사적 긴장만 높이는 건 대통령 후보가 할 일이 못 된다”며 "수백만이 죽고 다친 후 이기는 것보다, 지난할지언정 평화를 만들고 지키는 노력이 훨씬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증오 아닌 통합, 전쟁 아닌 평화, 유능한 경제 대통령"이라는 짧은 메시지를 페이스북에 공유하며 '평화' 기조를 강조했다.


이를 실현할 수 있는 방안으로는 '군 내 혁신'을 내걸었다. 이 후보는 지난달 24일 안보 공약 발표 당시 "청년의 애국심에 혁신의 신무기를 장착해야 한다"며 "시대에 맞는 안보, 시대를 이끌어 가는 국방 혁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40만명의 '스마트 강군'을 만들고 무인 감시·정찰 체계와 유·무인 복합전투체계 등 무기체계를 첨단화 하겠다고 선언했다. 징집병 대신 기술집약형 전투부사관과 군무원을 배치하겠다는 등도 약속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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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보수야권 후보인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도 윤 후보와 같이 '강력한 군 대응력 확보'를 주장하고 있다. 안 후보는 2일 페이스북으로 "안보 정책은 미온적이면 안 된다"며 "북한의 어떤 도발로 즉각 격퇴할 수 있는 강력한 방어체계 구축으로 북한에 경고하고 국민을 안심 시켜 드려야 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선 '공군력 강화'를 내걸었다. 그는 "강력한 공군력으로 한반도 제공권을 완전히 장악하겠다"며 제공권 확보를 주장했다. 제공권은 항공 전력의 우위를 바탕으로 적의 핵심 시설을 타격하는 능력이다. 세부 계획으로는 최첨단 하이급 전투기 추가 구입, 군 전략무기 획득사업 재점검 등 구상을 밝혔다.


오는 3일 이재명·윤석열·심상정·안철수 네 후보는 지상파 방송 합동 TV토론에서 외교·안보를 비롯한 다양한 주제에 맞춰 토론을 벌일 예정이다.




박준이 기자 giv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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