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 국대에서 서울역 노숙자로 전락…추한찬 "돌아가고 싶다" 눈물 쏟아

농구 국가대표 출신 추한찬. [사진=유튜브 '근황올림픽' 영상 캡처]

농구 국가대표 출신 추한찬. [사진=유튜브 '근황올림픽' 영상 캡처]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권서영 기자] 농구 국가대표 출신의 추한찬이 종교에 빠져 서울역 노숙자로까지 전락했던 사연을 털어놓으며 눈물을 보였다.


31일 유튜브 채널 '근황올림픽'에는 서울역에서 노숙자들과 생활하던 중 최근 한 고시원에 정착한 농구 국가대표 출신 추한찬의 근황을 담은 영상이 공개됐다. 추한찬은 2m 5㎝의 큰 신장으로 1980년대 허재, 이민형 등 당대의 농구 스타들과 함께 국가대표로 활동했던 인물이다.

추한찬은 얼마 전까지 서울역에서 노숙인들과 지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지난 13년 동안 불법의료행위 등으로 사회적 파문을 빚은 기도원에서 지냈다가 잘못된 믿음을 깨닫고 빠져나오면서 노숙 생활을 시작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어 "지하철 앞에서 옷에다가 용변을 봐서 떡이 되어 있는 사람을 봤다"며 "그때 술과 담배를 다 끊었다"고 말했다.


또 추한찬은 농구계를 떠난 이유에 관해 "'마르팡 증후군'(결합 조직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 질환)을 앓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기흉 수술을 한 후에 회복이 안 되는 상태에서 나가서 공장 생활을 시작했다"며 "공장 기계에 손을 다쳐서 농구 선수로 복귀를 할 수 없었다"고 고백했다.


이어 추한찬은 "체육 교사라도 하려고 했는데 그것도 안 되더라. 몇 번 시도 끝에 다 접었다"며 "하도 괴로워서 90년대에 (옛 동료 선수들이) 농구 하는 모습을 보고 TV를 다 때려 부쉈다"고도 언급해 충격을 줬다. 추한찬은 "자학도 많이 했다"며 "농구계로 다시 돌아가고 싶다. 애들을 가르치는 게 꿈이다"라고 눈물을 흘렸다.

이날 추한찬은 허재와 '84학번 동기' 였음을 밝히며 "국가대표로 사우디아라비아에 갔을 때 (허재가) 호텔에서 바나나를 나눠 주더라", "80년대에 바나나가 귀했는데 멋쟁이였다"라고 회상해 웃음을 자아냈다.




권서영 기자 kwon1926@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