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 올해 '디지털 인재' 확보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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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부애리 기자] 은행들이 올해 디지털 인재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은행들이 일제히 '플랫폼 강화'를 강조하고 나선 만큼 개발자 등 디지털 인재의 중요성이 더욱 커졌기 때문이다.


2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주요 은행들은 플랫폼 강화를 목표로 조직을 정비하거나, 인재 확보에 나섰다. 금융산업에서 '디지털 전환'이라는 변화가 거세지면서 우수한 개발자나 IT기술 인력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는 모양새다.

KB국민은행은 펀드서비스, 디지털신사업, KB모바일인증, 공급망금융, 기업자금관리, 기업뱅킹, 기관영업, 글로벌디지털 등 8개 부문을 '데브옵스(DevOps)'조직으로 개편했다. 데브옵스는 소프트웨어의 개발(development)'와 운영(operation)의 합성어다. 시스템 개발자와 운영을 담당하는 전문가 사이의 소통, 협업, 통합, 자동화를 강조한다. 국민은행은 특히 빅테크와의 경쟁에 대비한 디지털 경쟁력 강화를 위해 외부인재 영입 기조를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이 외에도 '디지털신사업본부'도 신설했고, 각 영역에 IT업계 출신의 임원들을 앉히고 있다.


신한은행은 올해 디지털 인력을 대거 보강할 방침이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수시채용을 통해 200여명의 디지털 인력을 충원했고 올해도 100여명 이상의 디지털-ICT 인력을 수시채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올해 수시채용을 통해 디지털 전환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하나은행은 디지털리테일그룹 안에 DT(디지털전환)혁신본부를 신설했다. 하나금융그룹의 중점과제 '디지털 퍼스트'를 실현하기 위한 조치다. 우리은행도 조직 개편을 실시하면서 '금융플랫폼 기업 도약'을 선언한 상태다.

은행권이 이처럼 디지털 인재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점차 금융상품의 유통 방식이 오프라인 영업점에서 '비대면 디지털'방식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추진되는 '마이데이터 사업'을 구축할 인력도 필수적이다. 마이데이터는 금융소비자가 은행, 카드, 보험, 증권 등 금융정보를 한번에 관리하고 상품 등을 추천 받을 수 있는 서비스다.


게다가 갈수록 금융권에서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빅테크와의 경쟁에서는 '디지털 경쟁력'이 필수다. 네이버, 카카오, 토스 등은 간편한 유저인터페이스(UI) 등을 무기로 금융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개발 관련 인력이 30~50%에 달하는 빅테크 기업들에 비해 은행권은 여전히 IT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은행들이 일제히 '디지털'을 강조하고 나선 만큼 인재영입에 공들이는 분위기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애리 기자 aeri34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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