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금융보안 취약성 지적한 직원 해고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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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폭스바겐이 금융 자회사 폭스바겐 페이먼트의 보안 취약성을 경고한 직원을 지난해 해고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주요 외신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폭스바겐의 한 고위 직원은 지난해 9월11일 경영진에게 폭스바겐 페이먼트가 사이버 보안에 취약하다고 알렸다. 이 직원은 폭스바겐 페이먼트가 금융범죄 사기에 노출될 수 있으며 계좌에 예치된 260만달러도 도난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취약성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폭스바겐이 규제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당시 이 직원이 위험을 경고한 날은 미국 은행 JP모건 체이스가 폭스바겐 페이먼트 인수 계획을 발표한 직후였다. JP모건은 지난해 9월8일 폭스바겐 페이먼트 지분 75%를 인수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폭스바겐은 이 내부 고발자의 주장은 근거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해당 직원은 회사와 일하는 방식에서 차이가 있다는 이유로 지난해 10월 해고됐다고 밝혔다.


문제가 된 폭스바겐 페이먼트는 폭스바겐이 2017년 설립한 금융서비스 자회사였다. 본사는 룩셈부르크에 있으며 설립 당시 폭스바겐의 완전 자회사였다.

폭스바겐 페이먼트는 신용카드와 페이팔 등을 이용해 자동차를 구매할 때 지급결제 서비스를 제공한다. 현재 폭스바겐의 전기차 선주문시 계약금을 폭스바겐 페이먼트를 통해 지급할 수 있다. 폭스바겐은 향후 아우디, 포르셰, 스카니아 등의 브랜드에도 폭스바겐 페이먼트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폭스바겐은 2015년 디젤차량의 배기가스 배출량을 조작한 사건, 이른바 '디젤게이트'로 기업 신뢰도에 큰 타격을 입었다. 폭스바겐은 디젤게이트 사건 뒤 기업문화 개선을 강조했다. 직원들이 회사에 걱정하는 부분이 있으면 보복 조치에 대한 두려움 없이 문제점을 지적할 수 있도록 했다. 기업의 정직과 성실을 강조하고 관련 법적 업무만을 책임지는 이사를 선임했고 '정직을 위해 모두 함께(Together4Integrity)'라는 이름으로 잘못된 것을 고발할 수 있는 제도도 마련했다.


폭스바겐 페이먼트와 관련된 의혹을 제기한 직원을 지난해 10월 인사 조치한 것은 이러한 기조와 배치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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