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A투어 "소속 선수 사우디인터내셔널 출전 금지령"…슈퍼골프리그와 전면전?

PGA투어와 슈퍼골프리그(SGL)의 ‘파워게임’이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PGA투어와 슈퍼골프리그(SGL)의 ‘파워게임’이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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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사우디인터내셔널 출전 금지."


미국프로골프(PGA)투어와 슈퍼골프리그(SGL)의 ‘전면전’이다. 미국 골프위크는 29일(한국시간) "PGA투어가 내년 사우디인터내셔널에 소속 선수 출전을 허용하지 않기로 했다"고 전했다. 사우디인터내셔널이 바로 지난 2월 당시 세계랭킹 1위 더스틴 존슨(미국) 우승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무대다. 2019년 초대 챔프에 등극한데 이어 2년 만의 정상 탈환에 성공했다.

2019년 창설 초기 "사우디아라비아 정보부 소속 암살조가 터키에서 반정부 망명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에 관여한 반인권국가라 선수들이 외면할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3년 연속 흥행하고 있다는 게 흥미롭다. 주최 측은 100만 달러 이상 초청료와 7성급호텔 숙식 제공 등 막대한 비용을 투입해 괄목할만한 성과를 얻어냈다. 실제 저스틴 로즈(잉글랜드)와 브룩스 켑카(미국)까지 ‘톱 3’가 모두 참석했다.


지난해 필 미컬슨이 가세했고, 올해는 ‘가을 마스터스 챔프’ 존슨과 ‘US오픈 챔프’ 브라이슨 디섐보(이상 미국)가 격돌해 지구촌 골프계 판을 흔들었다. 문제는 슈퍼골프리그 전초전 성격이라는 점이다. 뉴욕의 월드골프그룹(WGG)이 2023년 1월 출범시키는 새 프로골프투어 슈퍼골프리그 배후로 사우디아라비아가 의심받고 있다. PGA투어에 경계령이 떨어진 이유다.


슈퍼골프리그는 매 시즌 18개, PGA투어와 비교하면 규모가 작다. 대회 당 총상금은 그러나 1000~2000만 달러(229억3000만원), 우승상금이 무려 400만 달러(45억9000만원)다. PGA투어에서 현재 1000만 달러가 넘는 무대는 4대 메이저와 ‘제5의 메이저’ 더플레이어스, 월드골프챔피언십(WGC)시리즈 등 10개 미만이다. WGC시리즈가 초창기 상금 규모를 키워 월드스타들을 유혹한 전략과 비슷하다.

PGA투어 대응책이 또 다른 관심사다. 이미 "슈퍼골프리그에서 활동하면 영구 제명하겠다"는 강경 방침과 함께 인기가 높은 선수들에게 4000만 달러(458억4000만원)를 나눠주는 ‘선수 영향력 지수 프로그램’ 도입 등 다양한 ‘당근’ 마련에 나섰다. 유러피언투어 역시 "내년에는 사우디인터내셔널을 주관하지 않을 것"이라고 거들었다. PGA투어와 슈퍼골프리그의 ‘파워게임’이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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