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쥴리 벽화'에 설전…진중권 "다들 미쳤어" vs. 건물주 "표현의 자유"

진중권 "그 바탕에 깔린 여성혐오 혐오스러워"
최재형 "이것은 저질 비방이자 정치 폭력이며 표현의 자유 내세운 인격 살인"
건물주 여씨 "본인이 쥴리 아니라고 하는데 누구 명예 훼손됐다는 말이냐"

사진=진 전 교수 페이스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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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나예은 기자] 서울 종로구의 한 서점 외벽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부인 김건희 씨를 비방하는 내용의 벽화가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다들 미쳤다. 아무리 정치에 환장을 해도 그렇지" 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진 전 교수는 29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저 짓을 하는 이들, 그 짓에 환호하는 이들의 인성에 기입된 정치적 폭력성이 나를 두렵게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 자체도 무섭고 섬뜩한 일이지만, 무엇보다 그 바탕에 깔린 여성혐오가 혐오스럽습니다"며 "그 지지자들의 광적인 행태는 민주당이 이미 역사적 반동의 세력이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서울 종로구의 한 서점 외벽에 그려진 대권 주자 윤석열 후보의 부인 김건희 씨를 비방하는 내용의 벽화가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29일 오전 보수 성향 단체 회원과 유튜버들이 벽화 앞에서 시위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서울 종로구의 한 서점 외벽에 그려진 대권 주자 윤석열 후보의 부인 김건희 씨를 비방하는 내용의 벽화가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29일 오전 보수 성향 단체 회원과 유튜버들이 벽화 앞에서 시위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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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서울 종로구의 한 중고서점 건물 옆면에는 '쥴리의 남자들' '쥴리의 꿈! 영부인의 꿈!'이란 문구가 적힌 김씨를 비방하는 내용의 벽화가 등장했다. '쥴리'는 이른바 '윤석열 X파일'에서 김씨를 지칭하는 이름이다.


'쥴리의 남자들'이라고 적힌 첫 벽화에는 '2000 아무개 의사, 2005 조 회장, 2006 아무개 평검사, 2006 양검사, 2007 BM 대표, 2008 김 아나운서, 2009 윤서방 검사'라고 적혀 있다.

이를 두고 윤 전 총장의 대권 경쟁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표현의 자유라는 이름으로 민주주의를 퇴행시키는 행위를 용인해선 안 된다"며 "정말 분노를 금할 수 없다. 이것은 저질 비방이자 정치 폭력이며 표현의 자유를 내세운 인격 살인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한편 논란이 되는 '쥴리 벽화'를 직접 설치한 건물주 여모씨는 29일 "벽화는 헌법이 보장한 표현의 자유의 영역에 있다"며 "쥴리가 등장하기 전까지는 철거할 생각이 없다"고 자신의 생각을 드러냈다.


이어 "윤석열 후보 아내 김건희 씨 본인이 쥴리가 아니라고 하는 마당에 벽화로 인해 누구의 명예가 훼손됐다는 말이냐"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여씨는 '벽화에 윤석열 후보, 양모 전 검사 등을 추측할 수 있는 표현이 담겨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현재 쥴리가 나타나지 않고, 양 전 검사, 김모 아나운서도 쥴리와 관계를 인정하지 않고 있는 상황인데, 벽화로 풍자도 못 하느냐"며 "그들이 쥴리와 관계를 인정하면 명예훼손이 될 수 있으므로 벽화를 철거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김건희 씨를 둘러싼 쥴리 논란이 전개되면서 내가 아는 지인(화가)에게 부탁해 벽화를 설치한 것. 정치적 의도도 없고 배후도 없다"며 "국민의 힘, 보수 언론들이 쥴리가 없다고 하면서 왜 쥴리 벽화를 가지고 문제로 삼는지 모르겠다. 헌법에 보장한 표현의 유가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나예은 인턴기자 nye870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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