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식 등록 1달…맥 못 추는 온투업계

온투업 3개사 지난달 대출잔액 2232억원
올 초 2766억원에서 534억원(19.3%) ↓
온투업계 "초반 소프트 랜딩 기간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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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송승섭 기자]온라인투자연계금융(P2P) 업계가 맥을 추지 못하고 있다. 금융당국의 공식 인가를 받았음에도 주목할 만한 성과나 실적을 달성하지 못하면서다. 혁신금융을 표방하지만 아직 소비자에게 매력적인 선택지로 자리매김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8퍼센트·렌딧·피플펀드 등 온투업체 3개사의 지난달 대출잔액은 2232억원으로 집계됐다. 2325억원이었던 전월보다 93억원 줄어들었다. 지난 1월 2766억원의 대출잔액을 보유했던 것과 비교하면 534억원(19.3%) 감소했다. 8퍼센트가 5월 한차례 4억원의 증가세를 보인 것을 제외하면 올해부터 모든 업체가 매달 감소세를 기록했다.

이들 업체는 지난해 8월27일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법(온투법) 실시 이후 처음 제도권에 안착한 금융사다. 온투법은 P2P업을 영위하려면 오는 8월 말까지 각종 요건을 갖춰 금융당국에 정식 등록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지난달 10일 금융위원회의 공식 인가를 받고 한 달가량 지났지만, 여신 잔액 부문에서 오히려 역성장한 셈이다.


누적대출액도 최저…업계는 "소프트 랜딩 기간 필요"

누적대출액의 증가세도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달 온투업계 누적대출액은 17조74억원으로 133억원 늘어나는 것에 그쳤다. 156억원 늘어났던 전월과 비교하면 23억원 감소했다. 매달 160~180억원씩 늘어나던 1분기와 비교하면 감소세는 더욱 두드러진다.


연체율의 경우 5.25%로 인가를 받기 전인 4.89%보다 0.36%포인트 증가했다. 다만 올 초 5.66%까지 치솟았던 것과 비교하면 소폭 감소한 수준이다.

이는 ‘점포 없는 24시간 혁신금융’을 표방하며 초기부터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여줬던 인터넷전문은행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2017년 1호 인터넷 은행으로 출범한 케이뱅크는 한 달간 25만여명이 몰리면서 시중은행보다 빠르게 고객을 확보했다. 그해 7월 출범한 카카오뱅크는 첫날 11시간 만에 전 시중은행의 비대면 계좌개설 건수(15만5000좌)를 넘어섰다. 30일 동안 달성한 여신액은 1조4090억원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들은 ‘소프트 랜딩’ 기간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까다로운 규정이 많은 만큼 공격적인 영업을 펼치려면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온투업이라는 새로운 체계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대출과 투자 영업이 일시 중단된 영향도 있다"며 "투자유치 등을 통해 하반기부터는 빠르게 성장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송승섭 기자 tmdtjq850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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