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비핵화 의지' 강조하고 바이든 칭찬한 文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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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임기를 10개월여 남긴 시점에서 이루어진 문재인 대통령의 미국 타임지(誌) 인터뷰에는 이미 알려진 것을 뛰어넘는 새로운 내용이 추가되지 않았다. 맥락 상으로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의 ‘비핵화, 대화 의지’를 서방에 전달함으로써,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더 적극적으로 북·미 대화 등에 나서주길 기대하는 마음이 읽혔다.


이런 측면에서 눈에 띄는 발언은 김 총비서의 ‘슬픈 목소리’ 이야기다. 문 대통령은 "김 총비서는 그의 자녀들에게 더 나은 미래를 물려주고 싶어 하며, 자녀들이 핵무기라는 부담을 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슬픈 목소리로 내게 말했다"고 전했다. "김 총비서의 비핵화 의지가 있어야만 만날 수 있다"는 바이든 대통령의 언급을 염두에 둔 ‘전언’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김 총비서가 ‘신뢰할 수 있는’ 인물임을 설명하는 데도 공을 들였다. 김 총비서가 "매우 솔직하고 열정적이며, 강한 결정력을 갖고 있고 지구촌에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잘 파악하고 있는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역시 남·북·미 대화를 촉진하기 위한 발언으로 들린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자신의 임기 내 남북 정상회담이 다시 열릴 가능성을 열어놓기도 했다. 타임지가 "임기 내 남북 정상회담이 이루어질 가능성은 없다"고 전망한 한 탈북자의 말을 인용하자, 문 대통령은 "동의할 수 없다"고 말하며 김 총비서와의 지속적인 대화와 소통이 상호 신뢰로 이어져왔다는 점을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백신 외교가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불러올 수 있다고도 전망했다.


한편 지난 미국 언론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을 비난하는 듯한 표현으로 논란이 됐음을 감안한 듯, 문 대통령은 이번 인터뷰에서 그에 대한 비판을 최대한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타임지는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대북 정책과 관련해 문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이 남북 대화와 포용·협력을 분명하게 지지하고 있다"고 평가했으며, 최근 있은 한미 정상회담 이후 "대북정책에 대해 긴밀히 조율하기로 했다"는 표현이 공동성명에 포함된 점도 강조했다고 타임지는 전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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