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업체 견제·OLED 실적 확대…삼성전자·LGD 모두 '윈윈'

삼성전자, 안정적 공급망 확보…OLED TV 시장 본격 진출 청신호
LGD는 안정적 매출원 확보…고객사 추가 확보 기대감↑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모습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모습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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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이민우 기자] 삼성전자가 LG디스플레이와 손 잡으면서 안정적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공급망을 확보하는 한편 향후 타 업체들과의 협상에서도 가격 협상력을 높일 수 있게 됐다. LG디스플레이 역시 세계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삼성전자를 고객사로 확보, 안정적인 매출원을 확보하는 동시에 고객사 추가 확대도 기대된다.


21일 금융투자업계 및 디스플레이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LG디스플레이로부터 연간 OLED TV 패널 200만~300만장을 공급받는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삼성전자가 자회사 삼성디스플레이와 경쟁 관계인 LG디스플레이로부터 OLED를 공급 받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앞서 2017년 삼성전자는 일본 샤프사(社)의 패널 공급이 중단되자 LG디스플레이로부터 LCD TV 패널을 공급받았지만 OLED 패널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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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중국 업체들로부터 저렴하게 확보할 수 있었던 LCD 패널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며 수익성이 악화되자 OLED TV 시장 진출을 가시화한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삼성전자는 수년 전부터 LCD 공급망에서 중국업체 비중을 늘리며 원가 경쟁력을 갖춰왔다. 하지만 코로나19로 LCD 패널 수요가 급증하면서 가격이 오르기 시작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범용 제품인 55인치 기준 올 1분기 LCD 패널 평균 가격은 200달러였다. 전년 동기 대비 73.9% 급등했다. OLED 패널이 같은 기간 8.1% 하락한 것과 대조적이다. LCD 패널과 LCD 패널 뒤에서 빛을 발산하는 백라이트유닛(BLU)가 LCT TV 세트 생산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약 54%에 달하는 만큼 LCD TV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된 셈이다.


이 가운데 지난해 하반기부터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등 국내 업체들이 LCD TV 패널 시장에서 사실상 철수하면서 BOE, CSOT 등 중국 디스플레이업체가 시장을 주도하기 시작했다. 이미 중국 업체 의존도가 60~70%에 달하는 만큼 삼성전자가 가격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기 힘들어진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이 LCD 패널의 생태계를 지배하면서 물량은 줄이고 가격은 높여 이들로부터 제품을 공급받는 세트 제조사들이 수익 문제로 고심하고 있다"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OLED TV를 대안으로 눈여겨보는 추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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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LED TV 시장이 급격히 커지고 만큼 삼성전자로서도 더 이상 LCD TV를 고수할 이유가 없어졌다. 옴디아는 올해 글로벌 OLED TV 출하량을 580만대로 예상했다. 299만여대를 출하한 2019년보다 두 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LCD TV 출하량은 2억1990만대에서 2억1730만대로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은 그룹 차원에서 자회사 삼성디스플레이가 ‘QD 디스플레이’라는 대형 OLED 패널을 개발 중이지만 아직까지 안정적인 양산은 힘든 상황이다. 올해 내 양산 전망이 나오지만 생산 초기 수율 안정화에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이미 삼성전자로부터 8세대 LCD 라인 가동 연장을 요구 받은 삼성디스플레이로서는 대형 OLED용 디스플레이 패널 생산 설비를 추가로 들일 공간도 부족한 실정이다. 때문에 OLED 패널 출하량은 많아야 100만대 선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마저도 삼성전자와 일본 소니가 나눠 가져갈 가능성이 높다. 결국 당장 내년에 자체 공급 만으로 OLED TV을 출시하기는 쉽지 않은 데다 규모의 경제를 구성하기도 어려워 가격 경쟁력도 뒤쳐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때문에 삼성전자가 수율과 생산 능력이 입증된 LG디스플레이로부터 공급 받아 OLED TV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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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디스플레이 입장에서도 큰 호재다. 세계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삼성전자를 고객사로 확보하면 시장 규모 자체를 한 단계 키울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가 OLED TV 시장에 본격 진출할 경우 다른 TV제조사들도 OLED 패널로 전환을 서두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올해 초 기준 전 세계에서 OLED TV를 생산하는 제조사는 한국과 미국, 일본, 중국, 유럽에서 19개로 파악됐다. 이들 업체에 대형 OLED 패널을 공급하는 곳은 LG디스플레이가 유일하다. 삼성전자에 패널을 공급하면 고객사를 늘리고 현재 LG전자만이 OLED TV를 생산하는 국내 시장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도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시장에서는 올해 LG디스플레이의 대형 OLED 패널 출하량을 790만대로 추산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450만대보다 크게 늘어난 것이다. 내년 출하량은 1170만대로 증가할 전망이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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