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소영의 잇단 장외 메시지...도 넘은 여론전 눈살

노 관장, 어머니 말 인용해 SNS에 결혼 생활 힘들었다고 토로
이혼소송 비공개 원칙 위반 논란
과거 아예 재판 내용 일부 언론에 알리기도
법조계 "눈에 보이는 언론플레이…이혼소송과 무관하지 않아"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좌)과 최태원 SK 회장(우).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좌)과 최태원 SK 회장(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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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최태원(61) SK그룹 회장과 이혼 소송을 하고 있는 노소영(60)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결혼 생활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그러나 이 같은 노 관장의 입장은 소송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여론전이라는 지적이 있다. 이혼의 귀책사유가 중요한 가사재판에서 감정에 지나치게 호소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다.


노 관장은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사실 날이 그리 많이 남지 않은 어머니가 미안하다고 했다"며 "네 뜻을 펼치지 못하게 하고 집안에만 가두어 둔 것, 오지 않는 남편을 계속 기다리라 한 것, 여자의 행복은 가정이 우선이라고 우긴 것 미안하다. 너는 나와 다른 사람인데 내 욕심에"라며 최 회장과의 결혼 생활이 순탄하지 않았음을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이혼 소송과 관련해 노 관장이 언론에 자신의 생각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최 회장과의 불화가 처음으로 외부에 알려진 2015년 12월 노씨는 한 방송사에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불미스런 일로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며 "어렵고 힘들어도 가정을 지키겠다"며 "꿋꿋이 가정을 지키겠다"고 맞섰다.


또한 노 씨와 주변 관계자는 언론을 통해 "노 관장은 혼외 자식을 직접 키울 생각까지 하면서 남편의 모든 잘못을 자신의 책임으로 안고 가족을 지키려 한다"는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이후 여성들 사이에서는 노 관장을 응원하는 의견이 줄을 이었다. 노 관장의 사실상 장외 메시지가 이혼소송을 벌이고 있는 재판에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노 씨는 아예 재판 일부 내용을 공개하기도 했다. 가사재판의 특성상 비공개가 원칙임에도 법정 진술을 외부에 알린 것은 재판을 여론전으로 이끌어 대중을 호도하려는 데 그 목적이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4월7일 서울가정법원 가사 2부(전연숙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소송 첫 변론기일을 열었다. 당시 최 회장은 나오지 않은 채 노 관장과 양측의 소송 대리인만 법정에 출석한 가운데 비공개로 진행됐다.


노 관장은 이날 재판 직후 쏟아지는 취재진의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지만 밤 늦게부터 이튿날까지 언론 보도를 통해 '최 회장이 가정으로 돌아오면 반소를 취하하겠다' 취지로 노 관장이 재판부에 전한 발언이 보도됐다.


최 회장의 법률 대리인은 노 관장 측 대응에 "반소에 비추어 볼 때 실제로는 피고(노 관장)도 이혼 의사가 확고하면서도 언론에는 가정을 지키려는 것처럼 하는 것은 대중의 감성을 이용한 여론전일 뿐 그 진정성은 전혀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노 관장이 최 회장과 동거인 사이에서 난 자녀도 받아들이겠다는 것은 법적으로도, 현실적으로도 맞지 않는 이야기일 뿐만 아니라 당사자에 대한 배려는 조금도 없는 전근대적인 사고"라며 "비공개로 진행돼야 할 법정 내 진술 내용을 피고 측이 구체적으로 외부에 언급하는 것은 매우 유감"이라고 지적했다.


가사재판의 비공개 원칙을 무시하며 언론을 통해 입장을 밝히고 자신의 SNS를 통해 최 회장과의 결혼 생활이 힘들었음을 알리는 등 지속적인 여론전에 법조계에서는 깊은 우려를 드러냈다.


법조계의 한 인사는 "이러한 노관장의 행보는 최회장과 진행 중인 이혼 및 재산분할 소송과 무관하지 않다고 보여진다. 본인은 가정을 지키려고 노력한 반면 상대방은 그러하지 않았다는 프레임을 만들기 위한 일종의 언론플레이라고 보여진다. 다만 이렇게 눈에 보이는 언론플레이가 과연 소송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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