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몬테네그로의 대중국 부채 지원요청 거부...부채함정 우려

"제3자로부터 받은 대출금, 대신 갚지 않아"
몬테네그로, 국토 중 일부 담보로 잡힐 우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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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유럽연합(EU)은 몬테네그로가 요청한 10억달러(약 1조1272억원) 규모 대중국 부채 지원을 거부했다고 밝혔다. 몬테네그로는 2014년 이후 중국의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에 합류, 중국으로부터 막대한 대출금을 받았으며 올해 7월까지 10억달러의 채무를 갚지 못하면 담보로 잡혀있는 국토 중 일부를 중국에 넘겨야하는 상황으로 알려졌다.


CNN 등 외신에 따르면 12일(현지시간) EU집행위원회는 앞서 몬테네그로가 요청한 10억달러 규모 대중국 부채지원을 거부한다고 밝혔다. EU집행위는 성명을 통해 "EU는 이미 다른나라보다 가장 큰 규모로 몬테네그로의 재정을 지원 중"이라며 "제3자로부터 빌린 대출금을 갚아줄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몬테네그로의 대중국 부채는 몬테네그로가 2014년 중국과 일대일로 사업 계약을 체결한 뒤 시작됐다. 당시 몬테네그로 정부는 아드리아해와 세르비아 사이에 고속도로를 건설하기 위해 중국의 수출입은행인 중국진출구은행으로부터 건설비용의 약 85%에 해당하는 10억 달러를 대출받았다. 이외 중국으로부터 빌린 부채규모를 합치면 몬테네그로 부채의 25%를 중국이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몬테네그로 정부가 오는 7월로 예정된 차관 상환일을 맞추지 못하고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할 경우, 중국은 앞서 대출 담보로 설정했던 몬테네그로 국토 중 일부를 담보로 잡을 권리를 갖게 된다.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중국이 스리랑카나 파키스탄의 사례처럼 항구를 장기임대할 가능성이 있으며, 중국이 유럽 중심부와 가까운 발칸반도 서부에 해군기지를 건설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EU내에서는 다른 방식을 통해서라도 몬테네그로를 지원해야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자칫 중국의 영향력이 유럽 깊숙이 퍼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알려졌다. 영국의 싱크탱크인 유럽외교협회(ECFR)는 앞서 지난 2월 보고서를 통해 "중국이 발칸반도 서부 지역의 정책·정치 등에서 레버리지를 획득하기 일보 직전"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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