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보건당국 "러시아 백신 승인, '러시안룰렛' 도박 같은 일"

"안전성 입증할 충분한 자료없어 사용승인 반대"
러시아 "부정적 발언 공개적으로 사과해야할 것"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유럽연합(EU)의 백신 사용승인을 심사하는 유럽의약품청(EMA) 이사회 의장이 러시아 스푸트니크V 백신의 사용승인에 반대하며 러시아 백신을 목숨을 건 도박을 뜻하는 '러시안룰렛'에 비유했다. 러시아 당국은 해당 발언이 백신 사용승인의 신뢰성을 떨어뜨리며 정치적 간섭이라며 공개사과를 요구하며 나서 EU와 러시아간 외교분쟁으로 비화되고 있다.


8일(현지시간) 러시아 타스통신에 따르면 이날 러시아 스푸트니크V 백신을 개발한 가말레야연구소의 연구진들과 러시아직접투자펀드(RDIF) 등의 백신 개발관계자들은 성명을 통해 "크리스타 비르투머 호셰 EMA 이사회 의장이 스푸트니크V 백신에 대해 밝힌 부정적인 발언에 대해 공개사과를 요구한다"며 "EMA 의장이 스푸트니크V 백신을 러시안룰렛에 비교한 것은 매우 부적절하며 EMA의 사용승인 검토의 신뢰성을 약화시킨다. 백신승인에 정치적 간섭이 없어야한다"고 맹비난했다.

앞서 전날 호셰 의장은 오스트리아 ORF방송에 출연해 "러시아 스푸트니크V 백신을 헝가리처럼 승인해버리는건 러시안룰렛과도 같은 일"이라며 "스푸트니크V는 안전성을 입증하는 충분한 자료가 없기 때문에 긴급사용승인에 반대한다고 강력히 조언하고 싶다"고 강조한 바 있다. 여기서 러시안룰렛이란 19세기 러시아에서 회전식 연발권총에 한발의 총알만 장전한채 머리에 총을 겨누고 방아쇠를 당기는 목숨을 건 도박게임을 의미한다.


EMA는 앞서 지난 4일부터 스푸트니크V 백신에 대한 검토절차에 돌입했다 밝힌 바 있다. 앞서 지난달 스푸트니크V 백신은 의학저널인 랜싯에 임상 3상 시험결과 91.6%의 면역효과를 보였다고 발표한 바 있지만, EMA측은 여전히 안전성 우려가 크다며 확실한 데이터를 러시아측이 제출해야 승인할 수 있다고 밝혀왔다.


현재까지 EU 가맹국 중 헝가리와 슬로바키아 보건당국이 EMA의 승인 이전에 스푸트니크V 백신의 사용을 독자적으로 승인, 접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당국에 의하면 현재까지 46개국이 스푸트니크V 백신의 사용을 승인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