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중ㆍ러 군용기 동시 카디즈 진입… 지난해 7월 이후 처음

러시아폭격기 TU-95  '베어'

러시아폭격기 TU-95 '베어'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양낙규 군사전문기자]중국 군용기 4대와 러시아 군용기 15대가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ㆍ카디즈)에 진입했다.


22일 합동참모본부는 오전 8시 넘어 H계열의 중국 군용기 4대가 차례로 이어도 서쪽에서 카디즈에 진입했고 이 중 2대가 울릉도 동쪽 일대를 지나 카디즈를 이탈했다. 또 러시아 군용기 15대도 차례로 동해 카디즈 북쪽에서 진입해 이 가운데 2대가 독도 동쪽으로 카디즈를 벗어났다가 다시 진입해 독도 동북쪽으로 이탈했다.

중국은 군용기가 카디즈에 진입하기 전 한중 직통망을 통해 통상적인 훈련이라고 통보했다. 양국의 군용기는 한국 영공을 침범하지는 않았다. 방공식별구역은 주권이 인정되는 영공은 아니지만 영공 침범과 우발 충돌을 막기 위해 설정한 구역이다. 이 구역에 진입하려는 외국 항공기는 관할 군 당국의 사전허가를 받는 것이 관례다. 우리 군은 중국 군용기가 카디즈를 진입하기 이전부터 공군 전투기를 투입해 우발상황에 대비한 정상적인 전술 조치를 했다.


KADIZ를 넘나들며 우리 군의 군사적 대응을 떠보려는 차원이라는 해석도 있다. 나아가 무역전쟁뿐 아니라 해양패권 경쟁을 치르고 있는 미국을 견제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과거 중국은 한ㆍ중 간 방공식별구역이 일부 겹치는 것과 관련해 '이어도는 수면 아래 암초이기 때문에 영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주장을 한 바 있다.


우리 동해안 상공 일대를 헤집고 다닌 중국과 러시아의 군용기는 H-6와 TU-95등 폭격기 계열의 항공기로 파악된 것을 알려졌다. 또 조기경보통제기도 있었던 것으로 파악돼 중국과 러시아가 사전에 계획에 일종의 연합훈련을 한 것으로 관측된다. 러시아ㆍ중국 군용기가 동시에 카디즈에 진입한 것은 지난해 7월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 군용기와 러시아 군용기가 함께 비행을 펼친 것은 이례적인 일로 정확한 의도는 아직 파악되지 않고 있다. 현재 중국과 러시아가 동시에 카디즈를 진입한 것은 단순 훈련의 목적보다 정치적인 목적을 갖고 특정 국가를 겨냥한 '무력시위'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중국과 러시아는 최근 정상회담을 갖고 우호적 관계를 확인한 데다가 군수분야 협력의 움직임도 포착되는 등 관계 강화가 심상치 않아 이들이 힘을 모아 한ㆍ미ㆍ일 동맹에 맞서겠다는 뜻을 표출한 것이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한편 중국과 러시아가 미국의 인도ㆍ태평양 전략에 공동 대응한다는 차원에서 앞으로도 동해상 등에서 합동 비행하는 사례가 늘어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이 경우 한반도 주변이 동북아 신냉전의 장이 될 우려도 있다.


합참은 "중ㆍ러의 연합훈련으로 평가하고 있다"면서 "추가적인 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양낙규 군사전문기자 if@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