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호 외교차관 "세계유산은 '負의 역사'도 담아야"…日 '군함도' 역사왜곡 비판

유네스코 세계유산 해석 국제회의 개최…독일 '람멜스베르크 광산 박물관' 모범사례 제시
이 차관 "모든 집단의 이야기를 담은 포괄적이고 포용적인 해석 중요" 강조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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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 "미래세대가 세계유산을 둘러싼 전체 역사와 다양한 이야기를 이해할 수 있도록 포괄적이고 포용적인 유산 해석이 중요하다."


이태호 외교부 2차관은 24일 유네스코한국위원회와 공동으로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개최한 화상 '2020 유네스코 세계유산 해석 국제회의'에서 지난 1992년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독일 ‘람멜스베르크 광산 박물관’을 언급하며 이 같이 밝혔다. 이 차관의 이번 발언은 일본의 하시마(군함도) 탄광 등 메이지 시대 산업유산에 대한 일본의 역사 왜곡 문제를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차관은 "독일의 ‘람멜스베르크 광산 박물관’은 강제노역의 아픔에 관한 방대한 자료를 전시함으로써 강제노역 희생자를 기리고, 유산의 전체 역사를 균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면서 "긍정의 역사뿐만 아니라 ‘부(負)의 역사’도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본은 지난 2015년 메이지 산업유산을 세계유산으로 등재하는 과정에서 강제징용 희생자들의 역사를 담은 정보센터를 설치하기로 했으나 정반대 증언과 자료를 전시해 논란을 빚고 있다. 이에 대해 한국 정부는 올해 세계문화유산위원회에서 해당 문제를 다룰 예정이었지만 코로나 여파로 내년을 기약하게 됐다.


이번 회의에서는 ‘유산 해석에 대한 인권적 접근’이라는 주제 하에 문화의 상대성과 포용적 유산 해석, 기억의 유산, 균형 잡힌 해석, 유산 해석과 인권이 논의됐으며 국내외 세계유산 전문가, 주유네스코 외교단, 주한외교단, 국제기구 및 NGO 관계자, 학생, 일반 시민 등이 온라인으로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하나의 유산에 투영될 수 있는 다양한 사람들의 목소리와 가치를 강조하면서 유산에 대한 기억을 공유하는 집단의 이야기를 포용적으로 담아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입을 보았다. 이어 이러한 노력은 세계유산을 통해 인권을 보호하고 증진하기 위한 중요한 시도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국 정부는 2016년 첫 번째 세계유산 해석 국제회의 개최 이래 매년 동 회의를 개최하여 세계유산 보존의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세계유산 해석 논의를 주도해 오고 있으며 앞으로도 세계유산 해석 관련 기여를 지속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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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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