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 대화퇴 어장서 北어선 자취 감추고 中어선은 급증…日 골치"

조업 중인 중국 어선 /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조업 중인 중국 어선 /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한국과 일본 사이의 동해 어장인 대화퇴 인근에서 불법 조업하는 중국 어선이 급증하고 북한 어선은 자취를 감췄다고 21일 아사히신문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일본 수산청이 대화퇴의 일본 배타적경제수역(EEZ)에서 퇴거를 요구한 북한 어선은 지난해 총 4000척에 달했지만 올해 들어서는 1척에 그쳤다. 반면 일본 측의 퇴거 요구를 받은 중국 선박은 올해 들어 지난 9월 말까지 총 2586척으로 전년동기대비 3.6배에 수준이었다.

이러한 추세는 일본 해상보안청 통계에서도 확인됐다. 해상보안청은 대화퇴의 일본 EEZ에서 해마다 1000척 이상의 북한 어선에 퇴거를 요구해 왔지만 올해 들어서는 북한 선박을 상대로 한 퇴거 요구 실적이 한 건도 없었다. 중국 어선의 경우에는 2018년과 2019년 각각 89건과 12건이었으나 올해 들어서는 지난 16일까지 총 102건으로 집계돼 역대 최다 기록을 세웠다.


대화퇴 어장은 동해 중앙부에 위치한 곳으로 난류와 한류가 교차해 오징어를 비롯한 어족자원이 풍부해 황금어장으로 불린다. 이에 따라 인근 어선들이 조업하러 종종 들어오곤 한다. 지난해 10월에는 이곳에서 북한 어선 1척이 일본 수산청의 단속선과 충돌해 침몰하는 사건이 발생한 적 있다.


아사히는 대화퇴에서 북한 어선이 사라지고 중국 어선이 급증한 배경에 대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때문일 것이라는 전문가의 말을 소개했다. 세이가쿠인대학의 미야모토 사토루 교수(북한 정치외교학)는 "(북한) 현지 보도를 보면 해양 표류물을 줍는 것도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있다고 생각해 어로활동을 제한하는 것 같다"면서 경쟁하던 북한 어선이 사라져 생긴 틈을 중국 어선이 파고 들어 온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본 수산청은 최근 대화퇴에서 불법 조업하는 중국 어선이 급증한 데 따른 충돌 가능성을 우려해 지난달 말부터 일부 해역에서의 조업을 자제해 달라고 자국 어선에 요청하고 있다. 가토 가쓰노부 관방장관은 전날 일본 어선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일본 어업자들은 "일본 주권이 미치는 해역에서 중국 어선은 놔두고 자국 어선을 단속하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것"이라면서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아사히는 가장 타격을 받고 있는 건 일본 오징어 어선이라면서 일본 중부 이시카와현 어업협동조합 담당자가 "동해에 접하지도 않은 중국 어선이 왜 일본 EEZ에서 조업을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