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링'으로 병원균 진단.. 코로나19도 연구

커피링 효과로 감염성 병원균 검출법 개발
특정 패턴을 통해 육안으로 진단 가능
코로나19 진단에도 활용하기 위해 연구중

커피링 등온 유전자 검출법의 모식도와 항생제 내성 병원균 분석 결과.

커피링 등온 유전자 검출법의 모식도와 항생제 내성 병원균 분석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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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커피 방울이 증발하면서 남기는 특징적인 링 모양을 활용해 감염성 병원균을 정확하게 검출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빠르고 쉽게 현장에서 병원균을 검출할 수 있는 방법으로 향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의 검출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현정 한국과학기술원 생명과학과 교수의 연구팀은 커피링 등온 유전자 검출법을 개발해 관련 논문이 '바이오센서 앤 바이오일렉트로닉스'에 실렸다고 16일 밝혔다.

커피링 패턴 유도해 병원균 육안으로 확인

정현정 교수(오른쪽)와 연구팀

정현정 교수(오른쪽)와 연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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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시료를 병원균에 떨어뜨려, 커피링 패턴을 유도해 병원균의 종류를 육안으로 파악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콜로이드 용액이 기판 표면에서 증발할 때, 표면장력과 모세관 운동에 따라 미세입자들이 이를 포함하는 용액 방울 주변으로 이동해 특징적인 링 패턴을 형성하는 것을 활용했다.


표적 유전자 물질이 있다면 미세입자와 유전자 물질의 선택적 인식에 의한 입자-핵산 물질 간 상호 응축을 유도해 링 패턴을 억제함으로써 병원균을 감별해낼 수 있다.


연구팀은 커피링 현상에 회전 환 증폭 기반의 등온 증폭기술을 융합해 정확도를 높였다. 융합 과정에서 생성된 긴 단일 가닥의 표적 DNA 물질이 미세입자(직경 0.1~10 마이크로미터 가량) 크기로 응축되도록 효과를 극대화 했다. 연구팀은 또 젭토 몰 농도 이하의 범위(sub-zeptomolar)에서도 병원균 표적 물질을 육안으로 검출하거나 스마트폰 등 모바일 장치를 통해 기록과 판독이 모두 가능한 기술도 개발했다.

코로나19도 진단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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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커피링 등온 유전자 검출법이 높은 선택성과 민감도를 지니고 있어 유전자상 2개 염기의 차이를 구별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또 별도의 분석 장비 없이 30분 이내에 항생제 내성 유전자를 검출할 수도 있으며 혈청 등 복잡한 시료도 검출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정현정 교수는 "연구팀이 개발한 커피링 등온 유전자 검출법은 진료소나 클리닉 등에서 병상 분석을 위해서 유용하게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현재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COVID-19)을 진단하는 데 적용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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