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코로나 때문에 출국 못 해…北美회담 어려워"

평양주재 러시아 대사 주장
"김정은 생명에 너무 큰 위험"

2019년 6월 30일 판문점 남측 자유의 집에서 회담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2019년 6월 30일 판문점 남측 자유의 집에서 회담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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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내 제3차 북·미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을 놓고 관측이 엇갈리는 가운데 북한 평양 주재 러시아 대사는 올해 11월 미국 대선 이전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만날 가능성은 낮다고 재차 전망했다.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대사는 22일(현지시간) 러시아 온라인 언론매체 뉴스루(NEWS.ru)와의 인터뷰에서 "11월 전까지는 종료되지 않을 것이 유력한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상황에서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이 당 지도자(김정은 위원장)의 출국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김 위원장의 출국은) 그의 생명과 건강에 너무 큰 위험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존 볼턴 전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10월의 서프라이즈'를 전망한 이후 3차 북·미정상회담의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볼턴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정치적으로) 큰 어려움에 처해 있다고 느낀다면 그의 친구 김정은과의 또다른 회담이 상황을 뒤집어 놓을만한 어떤 것으로 볼지도 모른다"고 했다.


지난 16일(현지시간)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미 대선 전 북·미정상회담 가능성을 낮게 보면서도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는 경우를 상정하며 재차 3차 북·미정상회담에 문을 열어뒀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달성할 수 있는 무엇인가가 없다면 그들을 만나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폼페이오 장관은 "우리가 북한 비핵화라는 세계의 목표를 향한 중대 조치인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는 자리에 도달한다면, 우리는 (북·미) 정상을 만나게 하는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 대선까지 남은 시간이 많지 않고 실무협상조차 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 정상회담 개최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데에 무게가 실려 있지만, 3차 정상회담의 문은 여전히 열어둔 것으로 해석된다.

북한도 그 가능성을 여전히 열어두고 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도 지난 10일 개인 생각을 전제로 북·미정상회담 같은 일이 올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면서도 북·미 정상의 결심에 따라 어떤 일이 돌연 일어날지 그 누구도 모르는 일이라고 했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도 연내 북·미대화가 시작될 가능성에 주목했다. 이 후보자는 23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가 개최한 인사청문회에서 "북·미간 대화가 미국 대선 전에 재개될 가능성도 있어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김여정 제1부부장이 미국의 독립기념절 행사 DVD를 소장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북·미대화의 여지를 남겨둔 것과 동시에 북ㆍ미대화의 창구가 자기 자신임을 암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마체고라 대사는 남북관계 악화가 양측의 군사합의 파기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남북 관계를 폭풍과 고요가 교차하는 바다에 비유하면서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시기가 조만간 끝날 것이고 그러면 긴장의 수위가 높아질 것"이라면서 "사태가 2018년 9.19 남북군사합의서 파기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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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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