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되는건 다 판다…벼랑 끝 美 항공업계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권재희 기자] 미국 유나이티드항공이 15일(현지시간) 골드만삭스와 바클레이스, 모건스탠리 등으로부터 총 50억달러(약 6조원) 규모의 대출을 받기 위해 담보로 마일리지를 활용하기로 했다. 미 항공사들이 마일리지를 담보로 대출을 받은건 항공수요가 수직하락한 2001년 9·11테러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15일(현지시간) CNBC 등에 따르면 유나이티드 항공은 이번 대출을 포함해 9월말까지 총 170억달러(약 20조6600억원)의 유동성을 확보하기로 했다. 유나이티드항공은 이 외에도 정부로부터 45억달러의 저금리 대출을 추가로 받기 위해 착륙장과 게이트, 노선 등을 담보로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추가대출이 이뤄질 경우 유나이티드 항공 지분의 6.5%를 정부가 갖게된다.

또 유나이티드는 주식 2800만주를 최고가인 34.30달러에 매각해 최대 9억6604만달러를 조달한다는 계획이다.


유나이티드 항공은 "역사상 최악의 위기로 이를 헤쳐나가기 위해서는 유동성을 최대한 넉넉하게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항공수요가 단기간내 회복이 힘들 것을 감안해 보유자금을 넉넉히 쌓아두겠다는 것이다.


유나이티드 항공은 희망퇴직 등을 통해 현금 유출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유나이티드 항공의 하루 평균 현금 유출량은 6월말 기준 4000만달러로 조사됐다. 2분기 매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88%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나이티드 항공을 비롯해 아메리칸 항공, 델타항공 등도 비슷한 상황이다. 아메리칸 항공 역시 마일리지를 미 정부 담보 대출로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델타항공은 항공 마일리지를 할인된 가격으로 카드회사 등에 선매각해 현금을 마련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 투자은행 레이먼드제임스의 애널리스트 사만티시스는 "항공사들 입장에서는 마일리지를 할인판매하는 것보다 이를 담보로 대출을 받는 편이 더 낫다"며 "항공사들이 고객들의 로열티 프로그램인 마일리지까지 팔아치우는 상황이 왔다는 것은 그만큼 절박하다는 증거"라고 분석했다.




권재희 기자 jayful@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