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강남구청장님, 피해 끼치는 구민 변호 마시고 관리 철저히 하시길"

원희룡 제주지사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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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윤신원 기자] 원희룡 제주지사가 30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의심 증상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주 여행을 한 미국 유학생 모녀에 대해 손해배상 소송을 접수하겠다고 밝혔다. 원 지사는 이들에 대한 피해액이 1억원을 훨씬 넘는다고 강조했다.


원 지사는 30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빠르면 오늘 소장을 접수할 예정"이라며 "1억원이란 금액은 최소한으로 잡은 것으로 제주도의 방역이나 행정력뿐만 아니라 폐업한 업소들, 졸지에 자가격리 당한 40여 명이 넘는 상황이라 이들의 손해를 다 합치면 1억원은 적은 액수다. 피해액이 산정되는 만큼 소송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이들 모녀의 거주지인 강남구청 정순균 청장이 '선의의 피해자일 수 있다'고 발언한 것과 관련해서는 "왜 그랬는지 의문"이라며 "모녀에 대한 역학조사는 강남구청에서 한 것으로, 강남구 측에서 '제주도에 온 날부터 아팠다'고 알려줬다. 그런데 제주 여행 당시 증상이 없었다고 하는 건 강남구에서 말을 바꾸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유학생 모녀가) 문제가 되니 제주도 갈 때는 증상이 없었고, 떠나오기 전날부터 증상이 나타났다고 180도 바뀌었다"며 "팔이 안으로 굽는 건지, 또는 무슨 이유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강남구청에서 책임 회피성으로 임하고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유학생 모녀가 고위 공무원이나 공직자 가족이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서는 "거기까지 조사한 건 없고, 소송을 할 수 있는 인적 사항만 가지고 있다"며 "(가족에 대해서는)조사한 바가 전혀 없다"고 일축했다.

일각에서 이들 모녀에게 소송을 제기하는 것이 '경고 쇼'라고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 데 대해선 "피해를 당한 업체나 자가격리당한 분들은 쇼로 피해를 입은 게 아니다"며 "진짜로 피해를 입었기 때문에 절박하고 안타까운 마음에 법에 호소하는 것이다. 손해 배상이 얼마가 나올지, 처벌이 어떻게 나올지는 사법부에 달린 일이다. 일상생활을 희생해서 협조 중인 국민들의 억울한 분노를 정당하게 대변해야 되겟다는 책임감을 갖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날인 29일 오후 정 청장이 사과문을 게재한 것과 관련해 '사과를 받아들이시냐' 묻자 "저희한테 한 것도 아니고"라며 "강남구청장님은 피해를 끼치는 강남구민을 보호하고 변호하는 것보다 강남구에 유학생들이 많은데 그분들을 철저히 안내하고 관리를 하셔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윤신원 기자 i_dentit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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