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2% 금리 '파킹통장'에 돈 몰린다

언제든 입출금 가능 편리
하루만 맡겨도 이자 줘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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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 역사적 초저금리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안전한 곳에 현금을 비축하는 성향이 확산하고 있다. 특히 최근 주식ㆍ채권 투자도 마땅치 않아 갈 곳 잃은 돈이 파킹통장으로 대거 유입되는 모습이다. 연 0%대까지 떨어진 정기예금보다 높은 최대 2%대 금리를 주는 데다 언제든 입출금 할 수 있는 점이 매력으로 꼽힌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SBI저축은행의 모바일 플랫폼 애플리케이션(앱) 사이다뱅크가 판매하는 금리 2.0%짜리 입출금 통장 수신 잔액이 최근 1조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앱 출시를 기념해 나온 이 상품은 일별 잔액을 계산해 매월 1일 이자를 지급하는 파킹통장 중 하나다. 파킹통장이란 차를 잠시 주차하듯 짧은 기간 돈을 예치하고 언제든 인출해도 비교적 높은 금리를 주는 자유입출금식 통장을 말한다.

SBI저축은행 관계자는 “시중 예금금리가 워낙 낮다 보니 기존 고객뿐 아니라 신규 고객이 많이 유입되고 있다”고 전했다.


시중은행 중엔 SC제일은행 ‘마이줌통장’이 대표적인 파킹통장이다. 고객이 10억원 이하 금액을 설정해두고 해당 금액 이상 잔액을 유지하기만 하면 하루만 맡겨도 1.0% 금리를 제공한다. SC제일은행에 따르면 최근 수신액은 3조원을 넘었고, 코로나19로 인한 금리인하 이후 가입자가 더욱 몰리는 추세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로 시중은행 예ㆍ적금 금리가 시원치 않은 상황을 파킹통장이 반사이익을 톡톡히 보는 셈이다.

주요 대형 은행들도 파킹통장을 판매 중이다. 다만, 나이나 일정 금액 이하 등 조건이 다소 까다롭다. 신한은행은 만 18~30세 고객을 대상으로 200만원 이하 잔액에 대해 2.0% 금리를 주는 ‘주거래 S20 통장’을 판매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급여하나통장’ 가입자 중 만 35세 이하 고객의 100만원 이하 잔액에 대해 1.5% 금리를 준다.


NH농협은행은 나이는 관계없으나 월 50만원 이상 급여 이체, 신용 또는 체크카드 실적 월 20만원 이상, 자동이체ㆍ자동납부 3건 이상 등 조건을 채우면 100만원 이하 잔액에 대해 2.0% 금리를 주는 ‘NH주거래우대통장’을 판매 중이다. 소액이지만 시중은행에서도 잘 찾아보면 고금리를 챙길 수 있는 상품이 있는 셈이다.


파킹통장의 금리가 내려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신규 고객을 유치하는 데 파킹통장만 한 게 없어 금융회사들이 당분간 기존 금리를 유지하겠으나 초저금리가 장기화돼 고객이 계속 늘어나면 금리 인하 압박을 견디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카카오뱅크는 지난 20일 파킹통장과 성격이 비슷한 ‘세이프박스’(1000만원 이하) 금리를 1.0%에서 0.7%로 0.3%포인트 내렸다.




김민영 기자 my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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