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벗은채 셀카·100여명 다닥다닥 대기줄…'코로나 방심' STOP

3월 방학에 학생들 몰려…마스크 벗고 셀카
놀이기구 안전바·좌석 등 매번 소독 안하고
동대문시장, 상인·손님·배달 등 수백명 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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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동훈 기자, 이정윤 기자] 교복을 입은 아이들은 들뜬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평소라면 1~2시간 기다려야 했지만 이날은 10여분 만에 순서가 돌아왔다. '3월의 겨울방학'을 이용해 서울 롯데월드를 찾은 중ㆍ고등학생들은 '코로나19 틈새'를 그렇게 만끽하고 있었다.


지난 20일 금요일 서울 최대의 놀이공원 속 풍경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웅크린 바깥 분위기와는 사뭇 대조적이었다. 고등학생 박모(18)군은 "코로나가 불안하긴 하다"면서도 "이런 때가 아니면 편하게 인기 놀이기구를 탈 수 없을 것 같아 친구들과 함께 왔다"고 말했다.

물론 평소와 비교할 정도는 아니었다. 롯데월드에 따르면 올해 2~3월 이용객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40~50%가량 감소했다. 그러나 '지금 가면 한가하게 즐길 수 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함께 롯데월드에 갈 사람을 찾는다는 단체대화방이 개설돼 운영될 정도다. 실제 이날 롯데월드 이용객 대부분은 젊은 학생들이었다. 길어진 방학에 학원 휴원 등으로 '시간이 많아진' 이유가 커 보인다.


인기 놀이기구는 100여명 이상이 다닥다닥 붙어선채 줄을 서있었다. 대기 공간이 협소하다보니 대기줄은 'ㄹ'자 형태로 늘어섰다. 놀이기구는 8~10분마다 한 바퀴를 돌고 새로운 학생들을 태웠다. 다수가 반복해 접촉하는 안전 바나 좌석 등에 대한 소독도 매번 이뤄지지는 않았다. 손 소독제도 출구에 비치돼 있지 않았다. 다만 롯데월드 관계자는 "놀이기구는 직원들이 수시로 소독을 하고 있다"며 "스낵 코너 등 놀이공원 곳곳에 손소독제를 비치해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월드는 열화상카메라를 이용해 입구에서부터 이용객들의 발열체크를 하고 있다. 열화상 카메라로 발열이 인지된 직원이나 이용객은 다시 체온계를 이용해 체온을 확인해 입장가능 여부를 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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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날 방문한 동대문종합시장에서도 사회적 거리두기와는 거리가 먼 상황이 연출되고 있었다. 상가가 다닥다닥 붙어있고 사람이 드나들 수 있는 통로 폭은 1.5m가 채 되지 않았다. 비좁은 통로로 시장 상인과 배달기사, 시민들이 수시로 이동해 사람 간 접촉이 이뤄졌다. 한 상인은 "동대문시장 인근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는 이야기를 아직 듣지 못했고, 사태가 오랜 시간이 지속되다보니 마스크 착용이나 손 세정제 비치에 무뎌진 면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방역당국은 산발적 집단감염을 막고자 내달 5일까지 보름동안 종교시설, 일부 실내 체육시설, 유흥시설 등의 운영을 제한하는 조치를 취하며 보다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조하고 있다.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이정윤 기자 leejuy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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