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자영업자, 코로나發 대출 '껑충'…은행 자산건전성 '빨간불'

코로나 장기화땐 한계기업 속출…무디스도 경고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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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권해영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이 타격을 받으면서 은행권의 자산건전성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시중은행들은 최근 몇 년간 중소기업 및 자영업자 대출을 지속적으로 늘려왔고 또 코로나19에 대응해 중소기업, 소상공인에 대한 금리인하 및 신규 자금공급 등 금융지원을 확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코로나19 사태 장기화 시 한계기업이 속출해 은행들의 자산건전성 또한 악화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ㆍKB국민ㆍ우리ㆍ하나ㆍ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2월 말 기준 중기 대출(개인사업자 포함) 잔액은 450조1293억원으로 전월(447조2475억원) 대비 2조8818억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개인사업자를 제외한 중기 대출 잔액 기준으로는 같은 기간 206조8686억원에서 208조1979억원으로 1조3293억원 증가했다.

은행들은 최근 몇 년간 정부의 중소ㆍ벤처기업 육성정책에 따라 이들에 대한 금융지원을 늘려왔다. 실제로 5대 시중은행의 중기 대출 잔액은 2015년 329조653억원에서 지난해 444조2247억원으로 4년간 115조1594억원, 연 평균으로는 약 28조8000억원 가량 증가했다.


하지만 최근 증가 규모를 보면 올해 은행권의 중기 대출 상승곡선이 더욱 가파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올 들어 1월까지 한 달간 증가분은 3조228억원, 1월부터 2월까지는 2조8818억원으로 2개월 동안의 증가 규모는 5조9046억원에 이른다. 이 경우 산술적으로만 따지면 올 한 해 동안 중기 대출은 35조4276억원이 늘 것이란 계산이 나온다. 지난해 증가분보다 약 5조원, 최근 4년 동안의 연 평균 수치보다는 6조6000억원을 웃도는 수치다. 이런 가운데 은행들은 특별대출자금 신규 공급 규모를 기존보다 1조4000억원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문제는 코로나19가 장기화될 경우 중소기업대출 부실화 위험성이 커지면서 은행권의 자금경색마저 우려될 수 있다는 점이다. 경제심리는 얼어붙으면서 직격탄을 맞은 저비용항공사(LCC)와 여행업계에서는 한계 기업이 속출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LCC항공업종(2207억원), 여행업종(513억원), 영화업종(1827억원) 등 3개 업종에 대한 은행권의 총 위험노출액을 4547억원 규모로 보고 있다.

지방은행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DGB금융ㆍBNK금융은 중소기업 대출 비중이 총여신대비 60~70%대로 높은데다 자영업자(SOHO)여신 비중도 총여신대비 20%대를 상회해 타행들보다 높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현재 대구ㆍ경북 지역 중소기업들은 공장 가동을 중단했고 감염 우려에 따른 외출 기피로 자영업 경기도 완전히 침체됐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현재 경기 판단기준인 소비자동향지수(CIS)는 대구ㆍ경북 지역이 올해 1월 70에서 2월 57로 급락했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ㆍMERS) 사태가 있었던 2015년 5월 81에서 6월 66으로 하락한 이후 가장 큰 낙폭이다.


기존 주력산업 붕괴도 여전히 지방은행의 리스크 요인이다. 예금보험공사에 따르면 지방은행의 총 대출 중 금융감독원이 추산한 부실징후기업수 상위 4개 업종인 기계장비ㆍ부동산ㆍ자동차부품ㆍ금속가공 업종 관련 비중은 2019년 9월말 기준 26.9%로 나타났다. 시중은행(17%) 대비 10%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도 경고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무디스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코로나19 확산으로 국내 다수의 산업에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으며 이러한 영향에 노출된 일부 은행들의 자산건전성 리스크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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