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 이번에 '노노 갈등' 벌어지나

노조 집행부, 민노총 가입 추진…노조원 대응에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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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 임금협상으로 장기간 내홍을 치르고 있는 르노삼성자동차가 이번에는 '노노갈등' 위기를 맞았다. 노동조합 집행부가 임협과 별도로 '민주노총 가입'을 추진하자 이에 반발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민노총 가입으로 또 다시 노사갈등이 격화할 경우 공멸할 수 있다는 위기감도 높아진 상황이라 조합원들의 대응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9일 르노삼성차와 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차 노조 집행부는 민노총 가입을 위한 조합원 총회를 추진하기로 하고 일정 등을 구체적으로 검토하기 시작했다. 앞서 노조 집행부는 소식지를 통해 "금속노조 가입을 위한 조합원총회를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일정은 거론하지 않았다.

르노삼성 노조는 지난해 7월부터 이어온 2019년 임금협상을 아직 마무리 짓지 못하고 있다. 지난 3일 한차례 논의가 있었지만 합의에는 실패했다. 노조는 여전히 기본급 인상을 골자로 한 최초 요구안을 고수하고 있고, 사측은 이에 응할 수 없다는 의견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노조가 민노총 가입을 다시 추진하는 것은 보다 강한 교섭력을 얻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박종규 현 르노삼성 노조위원장은 2018년 위원장 선거 당시 민노총 가입을 공약으로 내세운 바 있다.


업계에서는 노조의 '민노총 가입' 카드에도 노사 협상이 쉽게 이뤄지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여기에 노조 내부에서도 "도대체 연초 파업으로 얻은 것이 무엇이냐"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업계 전체가 비상이고, 신차 출시를 앞둔 상황에서 강경 일변도는 해법이 아니다"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노조가 민노총 가입을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조합원 투표'의 산을 넘어야 하지만 이를 장담하기 쉽지 않다. 실제 르노삼성 노조의 파업 참가율은 지난해 초의 경우 80%에 육박했지만 올해 초 파업에서는 20%대로 내려앉았다. 로노삼성 노조가 민노총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조합원 과반수가 투표하고, 투표자의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특히 이날부터 판매가 시작되는 기대작인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XM3'의 생산에 차질이 발생할 경우 올해 실적에 치명타를 입을 수 있다는 우려도 높다. XM3는 사전예약 기간 동안 8542대가 계약 되며 흥행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르노삼성의 노사 문제는 XM3의 수출 물량과도 깊은 연관이 있다"며 "민노총 가입 등으로 노사 및 노노 갈등이 더 격화 될 경우 프랑스 르노그룹에게 구조조정의 빌미를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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