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영업이익 개선 언제쯤…코로나 충격이 관건

상장사 실적 하향 조정세, 이달 말 더 빨라질 듯
면세점·화장품·항공업종 타격 커…회복 시기 가늠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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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올해 상장사들의 실적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올해 1분기 역성장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2분기 실적도 하향 조정되고 있다.


9일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최근 5주일 동안 유안타증권 유니버스 200 종목 기준 국내 증시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11.2% 하향 조정됐다. 하향 조정세는 이달 말이 되면 더욱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11.2%의 가파른 하향 조정도 최근 1개월 평균 전망치로 계산된 값이기 때문에 시간이 흐름에 따라 추가 하향 조정이 불가피해 보인다"면서 "특히 월말을 전후로 1분기 실적 전망 자료가 발간되기 때문에 하향 조정의 속도가 빨라질 가능성도 열어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2분기 실적 전망치도 낮아졌다. 유안타증권 유니버스 200 종목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최근 5주일 동안 4.7% 낮아졌다. 김 연구원은 "최근 하향 조정 추세를 고려하면 1분기 실적은 역성장이 확실시되며 코로나19가 장기화될 경우 2분기 실적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이익 사이클의 상승 추세는 유지되겠지만 이익 증감률의 플러스 전환 시기는 연초 예상보다 늦춰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의 영향을 받는 업종들의 실적 회복은 더욱 더뎌질 것으로 예상된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1분기 면세점과 화장품 업체들의 감익이 얼마나 큰 폭으로 이뤄질지 가늠이 되지 않는다"면서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3월 중순을 기점으로 완화된다고 해도 면세점 매출은 3월 바닥으로 4월에는 전년 동기 대비 30% 감소, 5월이 돼서야 플러스로 전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 1분기 뿐 아니라 2분기도 감익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항공업종 역시 여객 부문의 타격이 큰 상황이다. 2월 전국 공항 국제선 여객 수송량은 398만9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46.6% 감소했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지난 8일 기준 총 103개 국가가 한국발 입국을 제한하면서 여객 수요가 차단됐기 때문이다. 김유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례없는 입국 제한 조치로 과거 9ㆍ11 테러(-10%),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ㆍ사스)(-39.6%), 금융위기(-17.6%), 중동호흡기증후군(MERSㆍ메르스)(-15%) 등의 사건보다도 큰 수요 충격으로 나타났다"며 "3월 예약률도 60% 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어 위축된 수요가 단기간 내에 회복되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코로나19의 진행 상황에 따라 하반기 실적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김광현 연구원은 "3분기는 0.7%, 4분기는 1.0% 각각 하향 조정됐으나 연초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코로나19 종식 이후의 매출 이연, 추경 효과 등이 반영된 결과라 생각해볼 수 있지만 현 상황에서 연초 가이던스를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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