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선 겹쳐도, 사람 모여도…'코로나 스트레스' 확산

주변에 확진·접촉자 늘자 불안↑
날짜·시간대 달라도 화들짝
생활 지장땐 전문가 도움 요청

26일 서울 경희대학교 인근 한 약국에 일회용 마스크 품절 안내문이 붙어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26일 서울 경희대학교 인근 한 약국에 일회용 마스크 품절 안내문이 붙어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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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관주 기자] "남의 일인 줄 알았는데 주변에서 확진자가 나왔다고 하니 불안하고 걱정되죠."


직장인 이모(33) 씨는 경기 수원시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동선을 확인하다 화들짝 놀랐다. 이씨 아버지가 근무하는 직장 건물 내 카페에 확진자가 다녀간 내용이 있었기 때문이다. 확진자의 방문 날짜가 주말이라 이씨의 아버지는 집에 있었고, 다음 날 곧바로 건물에 방역작업이 이뤄졌다지만 불안한 마음은 가시지 않았다. 이씨는 "매일 아버지께 건강이 어떠신지 여쭙고 있다"며 "마스크 잘 쓰고 다니니 괜찮다고 하시지만 코로나19가 이렇게 가까이 와 있는 줄 몰랐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코로나19가 일상 깊숙이 침투하면서 지역사회의 스트레스도 커지고 있다. 확진자와 사는 동네ㆍ동선이 겹치거나 접촉자와 접하는 사례가 지속적으로 늘면서 소식을 접한 평범한 시민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서울 용산구 직장에서 근무하는 이모(31) 씨는 사무실 내에서도 절대 마스크를 벗지 않는다. 직장동료 중 한명이 확진자와 동선이 일부 겹친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씨는 "주변에 확진자나 접촉자가 없어서 그나마 안심하고 지냈는데 이제는 나도 감염될 수 있다는 생각에 걱정된다"고 말했다.


건물 청소일을 하는 윤모(65ㆍ여) 씨는 인근 동네에서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소식에 약국에서 5만원 넘는 돈을 주고 체온계를 사 스스로 발열 체크를 하기 시작했다. 윤씨는 "일하는 건물에 교회가 있는데, 신천지예수교가 아닌데도 여러 사람들이 오가는 모습을 보는 것 자체가 불안하다"고 호소했다.

이러한 불안감은 곧 스트레스로 연결된다. 1월 말 발족한 '코로나19 통합심리지원단'에서 이뤄진 심리상담 건수는 이달 중순까지 보름 동안 3000건이 넘었다. 이후엔 따로 상담건수를 집계하지 않았지만 코로나19가 전국적으로 확산한 만큼 현시점에서 심리지원은 더 많이 이뤄졌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감염병 스트레스의 증상으로는 과도한 불안과 공포, 의심 및 주변경계, 무기력 등이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일상 생활에 지장이 있을 정도로 타인을 의심하거나 공포감이 느껴진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국가트라우마센터는 감염병 스트레스 대처법으로 ▲믿을만한 정보에 집중하기 ▲전문가 조언받기 ▲주위에 힘든 감정 털어놓기 ▲충분한 수면ㆍ식사 등 자신의 몸과 마음 돌보기 ▲어린이ㆍ청소년에 관심 기울이기 ▲격리 환자 및 가족의 불안감 도와주기 ▲의료인ㆍ방역요원 응원하기 등 7가지를 제시했다.




이관주 기자 leekj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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