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L 중국 응원단 수천명 몰려온다…코로나 바이러스에 '초긴장' 서울·수원

11·12일 서울, 수원서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베이징·광저우 서포터 수천명 경기장 찾을 듯
호주는 중국인 입국금지…AFC 오늘 비상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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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유병돈 기자] 오늘(4일)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우한폐렴) 위험이 높은 중국인에 대한 입국금지 조치가 시행된 가운데, 다음주 중 중국인 수천명이 축구경기를 보기 위해 한국을 찾을 예정이라 관련 기관들이 대책 마련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해당 축구경기는 2020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이하 ACL)의 조별 예선 중 일부로 열리는 11일 FC서울과 중국 베이징궈안(서울월드컵경기장) 시합과 12일 수원삼성 대 광저우헝다(수원월드컵경기장) 경기다.

중국 축구팬들은 ACL 원정 경기마다 수천명의 집단 응원단을 구성해 현지 경기장을 찾는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해 한국에서 열린 ACL 경기에서도 매번 2000~3000명의 원정 응원단이 경기장을 찾은 바 있다. 당시엔 대구ㆍ경남 창원ㆍ전북 전주 등 비수도권에서 경기가 열렸다. 그러나 이번엔 서울과 수원 등 중국으로부터의 접근성이 좋은 곳이라 더 많은 팬들이 축구장을 찾을 가능성이 높다.


응원단은 지역에 연고를 둔 팬들 위주로 꾸려진다는 점에서, 법무부의 '입국제한' 조치와도 큰 상관이 없다. 법무부는 중국 후베이성 발급 여권을 소지한 중국인에 대해 입국을 차단하고, 14일 이내 후베이성을 방문한 모든 외국인의 입국을 불허하는 방침을 4일부터 시행했다. 그러나 이번 응원단의 다수는 베이징과 광저우에 거주하는 중국인들일 것으로 파악된다.


한국뿐 아니라 같은 시간에 ACL 조별 예선을 치르는 호주의 경우도 사정은 비슷하다. 다만 호주는 1일부터 중국인의 입국을 전면 금지하고 중국을 오가는 항공편도 모두 중단했다. 때문에 11일과 12일 열리는 상하이선화 및 상하이상강 경기는 속행 여부가 불투명하다.

자칫 축구경기가 신종 코로나 확산 기폭제가 되거나 내국인의 불안감을 증폭시킬 우려가 나오자, 각 구단들도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ACL에 출전하는 K리그 4개 팀은 3일 한국프로축구연맹과 회의를 열고 이 대회의 주최측인 AFC에 ACL 개막을 연기하자고 건의하는 방안으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정 연기 등 최종 결론은 AFC가 내린다. 중국팀이 포함된 경기를 중립국에서 열도록 하거나 아예 무(無)관중 경기로 진행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AFC는 4일 오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 위치한 본부에서 긴급 회의를 열고 일정 변경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그러나 아시아 여러 국가에서 동시에 진행돼야 하는 조별 예선의 특성상 일정 조율에는 난항이 예상된다. 한 K리그 구단 관계자는 "지자체와 협력해 방역과 위생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 "AFC가 현명한 판단을 내려주길 바랄 뿐"이라고 밝혔다.




유병돈 기자 tamon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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