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레이마니, 서둘러 제거해야만 했나…美국방장관 "증거 본적 없다"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을 서둘러 제거 했어야만 했는가. 솔레이마니 사살 작전의 필요성을 두고서 미국 정치권이 논란을 벌이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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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현지시간)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은 CBS 방송의 '페이스 더 네이션'에 출연한 자리에서 "네 곳의 대사관과 관련해서는 어떤 것도 보지 못했다"고 언급해 논란이 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 대사관 4곳이 임박한 위협에 놓여있다고 말한 것과 배치되는 언급이기 때문이다.

솔레이마니를 긴급하게 제거해야 할 필요성이 있는지는 그동안 쟁점이었다. 그를 제거하는 것은 테러 단체 지도자를 제거하는 것과 달리 한 나라의 군 장성을 제거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솔레이마니를 긴급하게 제거하는 것은 임박한 위협에 대응하는 일이어야만 했다.


더욱이 솔레이마니 제거와 관련해 미 의회 역시 트럼프 행정부로부터 사전에 아무런 언질을 받지 못했다. 자칫 이란과 전쟁까지 갈 수 있는 일이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전쟁선포권을 가진 의회는 솔레이마니 제거 계획과 관련해 어떤 보고도 받지 못했다. 이 때문에 솔레이마니의 제거가 과연 의회에 보고조차 하지 못할 정도로 긴급한 위협이었는지는 미국 내에서 논란이 되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설명처럼 미 대사관에 대한 공격이 임박했다면, 솔레이마니 제거 작전의 긴급성은일정부분 소명된다. 하지만 에스퍼 장관마저 임박한 위협에 관한 증거를 못봤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다만 에스저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봤던 것, 그리고 내가 예상했던 것은 그들(이란)이 우리 대사관을 노렸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로버트 오브라이언 미 백악관 국가안보 보좌관은 이 문제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부분은 우리(내각, 백악관)이 밝혀왔던 내용과 일관된 내용"이라면서 "우리는 그들이 중동에 있는 미국 시설에서 미국인들을 죽이거나 다치게 하려 했다는 강력한 정보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아무리 정교한 정보더라도 정확한 타겟이 무엇인지는 알기 어렵다"면서 "이란이 미래에 최소한 4개 나라에서 미국 대사관을 공격하려 했다고 예측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익명을 요구한 정보 담당자들의 경우 이란이 미국을 공격하려 했다는 확실한 정보는 없었다고 전했다고 소개했다. 다만 정보의 조각들이 서로 모여서 술레이마니가 레바논, 예멘, 이라크 등에서 미국 대사관과 기지를 공격하도록 민병대 등을 움직였다는, 모자이크와 같은 그림 정도를 그릴 수 있다는 것이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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