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관광객 늘리겠다" 日타깃 대책, 효과 반감 우려

BTS 일본 스타디움 투어 첫날 공연이 펼쳐진 지난달 6일  일본 오사카 '얀마 스타디움 나가이' 앞 운동장에 마련된 BTS 굿즈(기념품) 판매장 주변이 기념품을 사려는 팬들로 붐비고 있다.<이미지출처:연합뉴스>

BTS 일본 스타디움 투어 첫날 공연이 펼쳐진 지난달 6일 일본 오사카 '얀마 스타디움 나가이' 앞 운동장에 마련된 BTS 굿즈(기념품) 판매장 주변이 기념품을 사려는 팬들로 붐비고 있다.<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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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K팝을 중심으로 한 한류문화를 방한관광의 킬러 콘텐츠로 삼기 위해 정부나 지자체, 민간 차원에서 다양한 대책이 추진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 한일관계가 삐걱대면서 이 같은 대책의 주 타깃으로 볼 수 있는 일본인 관광객 유입이 예상보다 적은 수준이 될 공산이 커졌다.


올해 1ㆍ4분기 기준 외래관광객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한국을 찾은 일본인 관광객 가운데 K팝 공연이나 한류스타 팬미팅 혹은 드라마나 영화ㆍ뮤직비디오 등 촬영지를 직접 경험해보기 위해 한국을 택했다고 답한 비율은 25%(중복응답)로 집계됐다. 전체 방한 일본인 4명 가운데 한명은 K팝이나 한류콘텐츠를 주된 이유로 삼았다는 얘기다.

일본인 관광객의 이 같은 한류문화 선호 비중은 전 세계 주요 국가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전체 평균치(15%)와 비교해도 10%포인트가량 높다. 일본은 2000년대 초반 드라마 등 한류문화를 접하는 이가 일찌감치 생겨나 최근 들어서는 BTSㆍ트와이스 등 아이돌그룹을 중심으로 한 K팝 인기도 많은 국가로 꼽힌다. 지리적으로 가까운데다 대중문화에서도 상호보완적 요소가 많아 양국 모두 상대 국가의 문화콘텐츠 수요가 많은 편이다.


아이돌그룹 트와이스가 지난 4월까지 진행한 일본 돔투어에는 총 22만명이 다녀갔다.<이미지출처:연합뉴스·JYP엔터테인먼트>

아이돌그룹 트와이스가 지난 4월까지 진행한 일본 돔투어에는 총 22만명이 다녀갔다.<이미지출처:연합뉴스·JYP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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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을 활용해 외국인 관광객을 늘리자는 구상은 최근 들어 구체화됐다. 당장 다음 달부터 서울ㆍ인천 등 수도권 일대에서 K팝과 관련한 지자체 축제나 공공기관의 행사를 순차적으로 진행하면서 한국을 대표하는 축제로 브랜드화하겠다는 아이디어를 정부가 지난 6월 내놨다. 이에 따라 다음 달 말부터 10월 초에 걸쳐 서울 강남구 일대에서 열리는 강남페스티벌이나 비슷한 기간 서울 광화문에서 예정된 서울뮤직페스티벌, 코엑스에서 열리는 서울국제뮤직페어(뮤콘) 등이 'K컬처 페스티벌(가칭)'이라는 이름으로 열릴 예정이다.


이와 함께 10월 중 홍대에서 열리는 인디페스티벌, 올림픽공원에서 열리는 그랜드민트페스티벌 등 수도권 일대 행사와 대전과 증평, 창원, 부산 등 전국 각지에서 해마다 열렸던 각종 K팝공연이 전체적으로 연계된 행사로 개최키로 한 상태다. K팝은 물론 다양한 장르의 공연행사를 진행하는 한편 한식이나 패션, 뷰티 등 한국문화체험행사, 기발한 아이디어의 산업제품 전시 등을 망라한 대표 축제로 키우겠다는 게 정부의 복안이었다.

태국ㆍ필리핀 같은 동남아시아 일대는 물론 프랑스 등 유럽 일부 국가에서 한류 인기가 높아졌지만 여전히 전체 외래관광객 가운데 일본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한데다 K팝 등 한류콘텐츠 선호도 역시 일본이 높은 만큼, K컬처 페스티벌 같은 행사가 흥행하기 위해선 일본 관광객 참여가 전제돼야 한다고 업계에서는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일본의 수출제한 조치로 촉발된 한일갈등이 최근 여행ㆍ관광분야까지 번지면서 9~10월 방한 예약수요가 눈에 띄게 줄어드는 등 일본 인바운드업계 타격도 점차 현실화되는 분위기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당장 줄어들지는 않았지만 일본을 찾는 한국 관광객이 감소하는 만큼 방한 일본 관광객도 10월 전후로 한 예약은 많이 줄어든 게 사실"이라며 "일본 관광객이 정치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편은 아니지만 양국간 갈등이 길어질 경우 서로 왕래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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