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 아메리칸' 트럼프, 미국산 철강구입 95% 의무화…中 겨냥(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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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방정부 인프라 프로젝트에 의무적으로 사용해야 하는 미국산 철강 비중을 최대 95%까지 높이는 내용의 '바이 아메리칸(Buy American)'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제조업 살리기를 통해 지지기반을 굳건히 하는 한편 세계 최대 철강 생산국인 중국을 겨냥한 행보로 해석된다.


AP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메이드 인 아메리카(Made in America)' 주간 첫날을 맞아 진행된 연례 미국산 제품 전시회에 참석해 "정부의 철학은 간단하다"며 "미국에서 만들 수 있다면, 우리가 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직후부터 추진하고 있는 바이 아메리칸은 연방정부의 지원금이 투입되는 각종 도로, 철도, 교량 등 대규모 공공기반시설 공사에 미국산 제품 사용을 늘리도록 사실상 강제화하는 것이다. 그는 이날 서명한 행정명령에 따라 미국산 사용 의무화 비중이 종전 50%에서 75%까지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철강제품의 경우 최대 95%까지 끌어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제조업이 놀라운 부활을 보여줬다"며 "내가 대통령에 취임한 후 60만개의 일자리가 생겼다"고 주장했다. 철강업계를 대표하는 한 무역단체는 산업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게끔 보장하는 "또 다른 긍정적 조치"라고 평가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연방정부의 구매비용이 증가하면서 결국 납세자들의 부담으로 이어질 것이란 지적도 제기된다.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의 제조업 우선 정책에도 불구하고 무역적자는 계속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주요 외신은 과거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의 철강과잉생산에 불만을 표했던 사실을 언급하며 세계 최대 철강 수출국인 중국을 정조준한 조치라고 전했다.

지난달 오사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무역전쟁 휴전에 돌입한 미국과 중국은 아직까지도 대면 협상을 재개하지 못한 상태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부 장관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 주 (중국 측과) 또 다른 주요급 통화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는 양국 대표단이 아직까지 이견을 해소하지 못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한편 전날 민주당 유색 여성 하원의원 4명을 겨냥해 노골적인 인종차별 발언을 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미 제조업에 초점을 맞춘 이날 행사에서도 "그들이 하는 일이라곤 불평 뿐"이라며 "내가 하는 얘기는, 떠나고 싶으면 떠나라는 것"이라고 공세를 이어갔다. 그는 "많은 사람이 나와 동의하기 때문에 (인종차별 논란을) 걱정하지 않는다"고도 덧붙였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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