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페이스북·알리바바 등 금융진출 대비해 규제 '시동'

빅테크 기업 금융산업 진출 본격화
금융위, 해외 사례 및 규제·리스크 방안 연구 용역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아마존, 애플, 페이스북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인터넷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거대 IT기업)이 잇따라 금융업에 진출하는 등 금융환경이 달라짐에 따라 국내 금융당국도 규제ㆍ감독체계 마련에 나섰다.


20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빅테크 등 디지털 기업의 금융업 진출에 대응하는 규제혁신ㆍ감독 방안 연구'에 관한 연구 용역을 발주했다.

금융위는 금융업과 정보통신기술(ICT) 사이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상황에서 디지털 기업의 금융업 진출에 관한 해외 주요국 사례를 조사하고 금융업에 진출하는 ICT 기업에 대응하는 규제, 리스크 대응 방안 연구를 의뢰했다.


금융위가 선제적으로 규제마련 방안을 검토할 정도로 빅테크 업체들이 금융산업에 앞다퉈 진출하고 있다. 방대한 네트워크와 빅데이터 등에서 강점을 가진 빅테크 기업들의 경우 막강한 자금력과 결합할 경우 금융 산업 전체의 판도를 바꿀 것으로 예상된다. 시티은행의 경우 지난해 보고서를 통해 2025년에는 미국, 유럽, 아시아 등의 결제와 투자 산업 등에서 빅테크 기업들이 혁신적인 사업 모델들을 내세워 결제, 투자 등 기존 사업 분야의 3분의 1 이상을 대체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미 아마존의 경우 미국 내 소상공인들을 상대로 신용카드와 대출 서비스를 하고 있으며, 보험업 진출을 준비중이다. 애플의 경우에도 아이폰을 신용카드화 하는 등 결제산업에 진출했다. 중국의 알리바바의 경우 결제 영역을 넘어 투자중개업에 뛰어들었다. 최근 페이스북도 자체적인 가상화폐를 바탕으로 결제시스템 구축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은 국내 빅테크 기업들의 경우에도 지급결제나 증권 등에 진출하고 있지만 이들에 대한 체계적 감독방안이 없는 상황이라고 보고 있다. 앞서 윤석헌 금융감독원장도 외국계 은행 최고경영자(CEO)를 상대로 "혁신과정에서 촉발된 위험이 시스템 리스크로 전이될 가능성을 경계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빅테크 산업들이 금융산업에 뛰어들고 있는 현실에 비해 규제는 낡아 국내뿐 아니라 국제 규제 당국에서도 고민이 많다"면서 "이번 연구 용역은 새로운 금융환경 변화에 맞춘 규제 감독 준비를 위해 시동을 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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