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풀은 STOP, 택시요금은 UP…선택지만 줄었다

3차례 회의 진행됐지만 진전 없는 사회적 대타협기구
택시요금은 3800원으로 인상…답답함 커져가는 이용자들

택시업계 관계자들이 11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 앞에서 '카풀 저지 집회'를 갖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택시업계 관계자들이 11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 앞에서 '카풀 저지 집회'를 갖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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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카카오의 승차공유(카풀) 시범 서비스가 중단된지 한 달이 됐지만 국내 모빌리티분야의 전망은 어둡다. 정부와 여당, 카풀업계는 가까스로 택시업계와 대화를 시작했지만 협상의 진전은 찾아보기 힘들다. 이와중에 서울시는 택시 기본요금은 올렸다. 이용자들은 서비스는 그대로인 채 가격만 오르고, 선택지만 줄어든 상황을 맞게 됐다.


지난달 18일 카카오모빌리티는 이제 막 걸음을 뗀 카카오T 카풀의 시범 서비스를 중단했다. 지난해 12월7일 시범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한 달여만이다. 정부와 여당이 마련한 사회적대타협기구에 택시업계도 참여토록 하기 위한 고육책이었다.

카카오가 서비스를 중단하자 지난달 22일 대화 자체를 거부하며 집단 시위 및 분신 등 극렬히 반대했던 택시업계도 협상테이블에 앉았다. 이후 지난달 25일과 지난 11일에 걸쳐 세 차례 사회적대타협기구의 회의가 열렸지만 진전은 없다. 택시와 플랫폼을 결합해 택시 서비스를 개선하겠다는 합의안만 내놓았을 뿐이다. 일각에선 카풀을 제쳐두고 '택시 합승'만 부활시킨다는 지적도 나왔다.


택시업계는 승차거부 없는 '티원택시', 타고솔루션즈의 여성전용택시 등 개선된 서비스를 내놓고 있지만 반응은 아직까지 미진하다. 티원택시의 경우 목적지를 애초에 표시하지 않는 방식으로 승차거부를 막겠다고 나섰지만 오히려 현장의 택시기사들이 주저하는 모양새다. 또한 애플리케이션(앱) 이용시 예상 요금과 도착시간 등을 알 수 없어 이용자들도 큰 호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서울시는 지역 내 택시 기본요금을 3000원에서 3800원으로 26.7% 올렸다.


이미 해외에서 우버나 그랩 등을 접해보며 편리함을 느껴본 국내 이용자들의 불만은 커지고 있다. 카카오 카풀로 국내에서도 본격적인 신(新) 모빌리티를 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정작 카풀은 멈추고 택시요금만 올라 선택지만 좁혀지는 상황에 처한 셈이다. 타다(승합차공유 서비스), 풀러스(카풀) 등 스타트업들의 서비스가 아직 운영되고 있지만 카카오에 비해 규모가 작은 만큼 업계 전반의 변화를 일반인들이 체감하기에는 부족한 실정이다. 직장인 김정윤(33)씨는 "우리나라보다 오히려 경제적으로 뒤떨어진 나라에서도 편리하게 이용하는 서비스가 국내에선 이 같은 논란에 휩싸여 답보상태인 게 이해가 안 간다"며 "사회적대타협기구든 뭐든 하루 빨리 진전된 결과물이 나오길 바랄 뿐"이라고 했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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