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제재 속 중국·러시아 자본 끌어들이려는 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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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동표 기자] 북한이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를 비켜가는 차원에서 중국과 러시아의 자본을 끌어들여 사회간접자본(SOC)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중국 공공 공사 입찰 정보 사이트인 입찰망(招標網)에 따르면 북한 대외경제성은 지난해 10월30일 자로 북한 원산~함흥 간 고속도로 건설 사업 입찰 공고를 냈다. 공사 구간은 111.975㎞로 사업 규모는 약 56억위안(약 9300억원)에 이른다.

이 고속도로가 완공돼 평양~원산 고속도로와 연결되면 광물 자원이 풍부한 북부 공업 지대와 북한 중심부인 서남부를 잇는 도로망이 완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위해 북한은 2014년에 원산~함흥 사업을 추진했지만 별다른 진전이 없다가 최근 다시 공고를 낸 것이다.

이 공사는 북한 재정성의 지급보증 아래 중국 금융 기관이 공사비를 조달하고 북한 정부가 공사비를 최종 상환하는 조건으로 시행된다. 어떤 업체가 입찰에 참여할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현재로선 중국 업체 간 경쟁이 유력하다.북한은 러시아와의 경제 협력도 추진하고 있다. 러시아 인테르팍스는 조석철 블라디보스토크 주재 북한 총영사가 15일(현지시간) 올렉 코줴먀코 러시아 극동연해주 주지사와 만나 양국 간 교통·운송·관광 분야에 대한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만남에서는 북한 두만강역과 러시아 극동 하산역을 연결하는 자동차 도로·교량 건설이 논의됐다. 북한과 러시아 접경 구간은 17㎞로 두만강 하구를 따라 국경이 이어져 있다. 현재 북한과 러시아를 잇는 다리는 1959년 완공된 철교가 전부다. 자동차 운행은 불가능하고 열차 운행만 가능하다.

또한 북측은 유엔(UN) 제재에도 자국 노동자를 연해주에 파견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결의 2375호는 북한 해외 노동자에 대한 신규 취업비자 발급을 막고 있다. 그럼에도 연해주 지역에서는 북한 노동자들이 관광비자로 입국해 건설 현장과 식당 등에서 불법으로 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북한의 행보는 경제 발전을 통한 주민 생활 개선을 최우선 목표로 내세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의지와 맞닿아 있다는 평가다. 정재흥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은 "2019년 신년사에서 김 위원장 스스로 경제 건설과 민생 개선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면서 특히 "북·중 수교 70주년을 계기로 본격적인 북·중 경협 논의 및 대규모 신규 투자 사업 추진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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